5개월만에 다시 내한한 루엘 "꼭 지난주에 온 것 같은걸요"

올해 스무살 호주 싱어송라이터 인터뷰…"선우·샘킴과 또 협업하고파"
"미니 음반 통해 '나' 다운 음악 찾아…30살 돼도 지금과 같길"
"5개월이나 됐다고요? 말도 안 돼요. 꼭 지난주에 온 것 같은데요.

"
호주 싱어송라이터 루엘(Ruel)은 7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연합뉴스 등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어젯밤 5월 방문 때와 똑같은 바비큐 집에서 저녁을 먹었다"며 "돌아와서 기쁘다"고 내한 소감을 밝혔다.

'페인킬러'(Painkiller) 등으로 많은 국내 팬을 사로잡은 루엘은 지난 3월 발매한 첫 앨범 '포스 월'(4TH WALL)로 5개 대륙 월드투어를 갓 마쳤다. 한국을 찾은 건 지난 5월 단독 콘서트 이후 약 5개월 만으로, 음악 축제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출연차 방한했다.

이날 니트 차림의 편안한 모습으로 기자들 앞에 나타난 루엘은 "월드투어가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며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루엘은 데뷔 6년 만에 선보인 정규 음반 '포스 월'에 대해 "제4의 벽을 뚫고 직접적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초반에는 어떤 곡을 써야 할지 길을 잃었었다"며 "그러다 영화 장면을 노래로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파이트 클럽', '트루먼쇼' 등을 보며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했다.

루엘은 이번 음반의 분위기를 '회색빛이 감도는 하늘색'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포스 월' 앨범 커버 이미지도 비슷한 색을 띠고 있다.
2017년 14살의 나이로 데뷔한 루엘은 그간 미니 음반(EP)을 총 3차례 발매했지만, 정규 음반(Studio album)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루엘은 정규 음반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통일성을 가지고 '나' 다운 앨범을 내고 싶었다"며 "EP 발매가 '나'를 찾는 좋은 과정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올해 20살인 루엘은 이렇듯 '나' 다운 음악을 지켜나가는 데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는 "18~20살은 코로나19로 갇힌 채 앨범 작업을 해야 했던 시기"라며 "초심으로 돌아가 제프 버클리, 엘리엇 스미스, 피비 브리저스 등의 음악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제프 버클리 등은 모두 싱어송라이터로, 루엘은 "감정이 풍부한 음악들을 좋아하는 데 이들이 전형적으로 슬픔을 다루는 음악을 한다"고 말했다.

루엘의 음악이 '190m를 넘어서는 건장한 남성 가수의 전형에서 벗어난 것 같다'는 말에는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루엘은 "작곡 과정에서는 히트할 '글로벌 팝을 써야지'로 접근하는 게 최악이라고 생각한다"라고도 언급했다.

그는 "압박감을 가지고 작업하면 판에 박힌 멜로디가 나온다"며 "그간의 히트송들도 가볍게 접근해 내 나름의 방식으로 풀어낸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루엘은 케이팝 음악에 대해 "글로벌로 치고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조심스러운 평가를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패밀리십', '커뮤니티 베이스'가 특징이라고 생각한다"며 "케이팝 관객과 케이팝 팬, 각 그룹 사이에 서로를 이끌고 초대하는 힘이 있다"고 짚었다.

루엘은 케이팝 스타 가운데서는 그룹 더보이즈의 선우, 가수 샘킴 등과 다시 한번 협업하고 싶다는 의사도 밝혔다.

루엘은 더보이즈 선우와 히트곡 '페인킬러'를 선보인 바 있으며, 샘킴과는 '낫 싱킹 바웃 유'(Not Thinkin' Bout You)를 함께 불렀다.

그는 호주의 음악 감성을 한마디로 정의해달라는 요청에는 "인디로 표현하기는 부족하고, 얼터너티브 록-팝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루엘은 음악인으로서의 최종 목표에 대해 "지금과 같은 작업과 공연을 10년 정도는 똑같이 하고 싶다"고 밝혔다.

"30살에도, 35살에도 지금 하는 모든 것들을 똑같이 하고 싶어요. 그때가 되면 또 다른 목표들이 생기겠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