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vs 중동' 전면전으로 번지나…국제유가 4%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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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하마스 대규모 테러 지원 정황 드러나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군사적 충돌이 확대되면서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4%가량 급등했다. 하마스의 대규모 민간인 테러로 촉발된 충돌이 전면전으로 번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하마스의 공격에 이란이 배후에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인 700명이 현재까지 사망했고, 이스라엘의 보복으로 팔레스타인에서도 400여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하면 5차 중동전쟁 발발 우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등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4.3% 상승한 배럴당 86.6달러대에 거래중이다. 이달 들어 경기침체 우려로 내림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중동의 전쟁으로 급반등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원유 생산국이 아니라 원유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으나, 이란이 하마스의 공격을 지원한 것을 감안하면 충돌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안전자산인 달러화와 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났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0.2% 상승했다. 금 현물도 온스당 1,850.52달러로 1% 상승했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희생된 젊은이들 가운데 미국인과 영국·독일인 등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쟁이 확대되면 이란이 전 세계 석유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이 높다. 레바논 남부에 근거지를 둔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분쟁에 가담해 이스라엘 영토에 박격포를 쏘고 이스라엘군은 포병을 동원해 레바논 남부를 공격하는 등 분쟁은 이스라엘 국경 너머로 확대되고 있다.
이란이 하마스 등 무장단체의 이번 테러를 직접 지원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역시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를 지중해 동부로 전진 배치하는 등 전면적인 지원 의지를 밝히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대(IRGC) 장교들이 지난 8월부터 하마스와 협력해 지상과 해상, 공중으로 이스라엘 급습 작전을 짰고,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회의를 거듭하며 세부 사항을 개선했다.
가지 하마드 하마스 대변인도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란은 팔레스타인과 예루살렘이 해방될 때까지 우리 전사들과 함께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할 경우 1973년 시리아와 이집트의 이스라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 이후 50년 만에 5차 중동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장악에 나서면서 팔레스타인 희생자들이 급증할 경우 다른 아랍 국가들이 팔레스타인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24∼48시간 안에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대규모 육군 병력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