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골딘 "매우 중요한 상…성별 격차 여전히 문제"(종합)

"학창시절 '미생물사냥꾼' 읽고 세균학자 꿈꿔…내 연구방식은 탐정"
202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클로디아 골딘(77·여)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9일(현지시간) 자신의 수상이 노동시장을 연구하는 여성 경제학자들을 위한 중대한 표창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끈질긴 성별 격차가 여전히 문제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골딘 교수는 AFP통신과 전화 통화에서 이번 수상에 대해 "나뿐만이 아니라, 이 분야에서 일하면서 이렇게 많은 것이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남녀간 임금) 격차가 왜 큰지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많은 이들을 위해 매우 중요한 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이날 "여성의 노동시장 결과와 관련한 우리의 이해를 진전시킨 공로"로 골딘 교수에게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골딘 교수가 "수 세기에 걸친 여성 소득과 노동시장 참여에 대한 포괄적 설명을 사상 처음으로 제공했다"면서 "그는 노동시장 내 성별격차의 핵심 동인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골딘 교수는 2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축적된 미국 노동시장 관련 자료를 분석,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별에 따른 소득과 고용률 격차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피고 그러한 차이의 원인을 규명해냈다.

골딘 교수는 미국의 여성들은 그간 교육수준에서 상당한 전진을 이뤘지만 "많은 곳에서 그들의 승진과 급여는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런 성별 임금 격차의 요인은 주로 "시장과 가정, 가족의 상호작용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한편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법상 기업 지원 조건으로 육아서비스 투자를 요구한 데 대해 "이는 확실히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간 것"이라면서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 각지의 낙태 규제 강화 정책에 대해 개인적으로 우려한다면서도 "나는 전혀 또는 거의 정치를 내 연구와 뒤섞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골딘 교수는 고교 시절 폴 드 크루이프가 쓴 고전 '미생물 사냥꾼'을 읽고 한때 세균학자를 꿈꿨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연구 방식을 탐정에 비유했다.

골딘 교수는 노벨위원회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자신을 항상 탐정이라고 여겨왔다"며 "기록보관소의 방대한 자료들을 분석하면서 탐정으로서 작업을 해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탐정이 된다는 것은 의문을 가진다는 것이기도 하다"며 "탐정은 정답으로 이어지는 길이 존재한다고 항상 믿는다. 이것이 내가 연구해온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