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에 이스라엘 방어선 뚫리자…與 "9·19 군사합의 재검토해야"

"9·19 군사합의는 北 선의에 기대"
"장사정포 요격체계 실효성 줄이는 합의"
지난 9일 하마스 근거지인 가자지구/ 사진=AFP
이스라엘 방어선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인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뚫리면서 우리 군의 대북 안보 전략에도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하마스의 수백 배 화력을 갖춘 북한의 게릴라식 파상 공격이 이뤄질 경우 백령도, 파주 등 최전방 지역은 물론 수도권 방어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 회의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가 7일 새벽 5000여발 로켓 포탄으로 이스라엘을 선제공격하고, 이스라엘이 즉각 보복에 나서며 중동 전쟁이 일어났다"며 "우리 정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관련 부처는 중동 전쟁이 우리 경제와 무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피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충격에 대응하지 못하면 경제 침체가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번 전쟁의 외교 안보적 시사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아이언돔 로켓 방공이 철저히 무력화되는 모습을 보며 우리의 대공 방어 시스템도 점검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북한 장사정포는 시간당 1만6000여 발을 쏠 수 있다"며 "북한이 하마스와 같은 게릴라식 파상 공격할 경우, 최전방은 물론 수도권 방어도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특히 "2018년 문재인 정부가 체결한 9·19 남북 군사 합의는 군사분계선(MDL) 기준 5㎞에서 포격 훈련은 물론 연대급 기동 훈련을 전면 중단시키고, 전투기·정찰기 비행을 MDL 서부 이남 20㎞까지 금지했기 때문에 국군과 주한미군 방위 태세 활동에 커다란 제약을 준다"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북한이 선제 공격하지 않을 거라는 '선의'에 기대는 합의로, 김정은이 핵 무력 전쟁을 헌법에 명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의에 기대는 건 수도권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북한 장사정포에 대응해 '한국형 아이언 돔'이라 불리는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를 2026년까지 개발 완료할 계획이지만, 아무리 좋은 무기체계를 갖춰도 우리 방위 태세에 9·19 군사합의에 내포된 것과 같은 제약이 존재한다면 그 실효성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 내부 자료 등에 따르면, 북한은 최전방에 장사정포 1100문을 배치해 놓았으며, 이 가운데 240㎜ 방사포가 200문, 170㎜ 자주포가 140문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하마스 로켓보다 크고 정확도도 뛰어나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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