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美 사모대출 진출 이어 인니 등 아시아 공략

서울 여의도동 한국투자증권 본사. /한국투자증권 제공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정상을 넘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쌓아온 경험을 자산 삼아 해외 각지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글로벌 금융 영토 확장에 앞장서고 있다.

○美 사모대출 시장 본격 진출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인수금융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미국 금융회사 스티펄파이낸셜과 손잡고 지난해 설립한 합작회사 ‘SF크레딧파트너스’가 올초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업을 위한 라이선스를 확보했다.SF크레딧파트너스는 미국 현지에서 인수금융 및 사모대출 비즈니스에 주력하는 회사다. 급성장한 글로벌 기업대출 시장을 겨냥하는 한편 세계 금융의 중심지에서 기업금융(IB) 역량과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대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SF크레딧파트너스의 주요 사업 영역은 미들마켓 론(middle market loan, 중견 ·중소기업 직접 대출)이다. 비은행 금융사에서 투자금을 모아 리파이낸싱이나 인수합병(M&A), 회사 운영 등에 필요한 자금을 기업에 대출 형식으로 조달한다.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크게 성장했다. 은행이 기업대출을 축소하면서 사모대출을 통한 기업의 자본조달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글로벌 금융 투자 정보 업체 프레퀸에 따르면 2022년 북미 지역 인수금융 및 사모대출 시장의 자금 규모는 1441억달러(약 190조원)에 달한다. SF크레딧파트너스의 설립 자본금은 3900만달러다. 투자금은 2028년까지 약 2억달러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월 SF크레딧파트너스 지분 75.1%를 보유하며 자회사로 편입했다.

○신남방 비즈니스 강화 나선 정일문 사장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업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정일문 사장이 금융감독원 및 6개 금융회사와 함께 싱가포르를 방문해 ‘싱가포르 IR 2023’을 개최했다. 정 사장은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의 해외 투자자를 만나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를 비롯한 현지 기관과 금융상품 및 제도 개선에 대한 협업도 진행했다. 5월 11일 IDX와 진행한 협력선언식에서 양사는 ‘샤리아 ETF’ 거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신규 상품 및 서비스 출시를 지원하는 등 협력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샤리아 ETF는 술이나 담배, 향락산업 등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는 업종에 투자하지 않는 상장지수펀드다.정 사장은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천연자원만큼이나 훌륭한 인적 인프라를 보유한 국가”라며 “본사 차원의 보다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을 통해 인도네시아 자본시장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