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NFT 티켓으로 문화 이벤트 때 암표 근절

서울 한남동 현대카드 공연문화 공간에서 지난달 열린 ‘2023 현대카드 다빈치 모텔’에서 관객이 대체불가능토큰(NFT) 티켓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현대카드는 암표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연구개발에 들어갔다.”

지난 6월 초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7 브루노 마스’ 공연 개최를 앞두고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자신의 SNS에 이렇게 적었다. 이 공연은 국내 공연 역사상 최대 규모로, ‘동시 접속자 116만 명, 25분 만에 매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암표 업자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일부 관객의 부정 거래로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현대카드는 티켓 부정거래를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멋쟁이사자처럼과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 모던라이언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대체불가능토큰(NFT)을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NFT에는 원본성과 고유성을 증명하는 방식인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돼 있다. 티켓에 NFT 기술을 적용하면 티켓 구매 정보가 블록체인상 기록되기 때문에 양도나 암표 판매가 불가능하다. 암표상이 주로 쓰는 매크로 같은 프로그램도 사용할 수 없다.

현대카드와 모던라이언은 NFT 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 마켓 플레이스 ‘KONKRIT(콘크릿)’을 개발했다. NFT라는 낯선 상품을 일반인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모던라이언의 자체 앱이다. SNS 로그인을 통해 쉽게 가입하고 지갑을 생성하는 것은 물론 신용카드나 계좌이체를 통해서도 결제가 가능하다. 온라인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처럼 NFT 거래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NFT 거래를 하려면 여러 앱을 설치해 연동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런 불편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15~17일 서울 한남동의 현대카드 공연문화 공간 일대에서 진행된 ‘2023 현대카드 다빈치모텔’ 티켓을 전부 콘크릿을 통해 판매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대규모 공연 중 티켓 전량을 NFT로 발행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공연의 NFT 티켓은 완판됐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다양한 문화 이벤트에 NFT 티켓을 꾸준히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