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벨상 유력후보가 추천"…'석학' 인정 받은 장용성·문형식 교수 [강진규의 BOK워치]

세계계량경제학회 종신석학회원 선출
한국인 동시 선출은 사상 처음
​​​​​​​장용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사진=한경DB
세계계량경제학회가 9일(현지시간) 장용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과 문형식 연세대·미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경제학부 교수를 종신석학회원(Fellow)으로 선출했다고 발표했다.

세계계량경제학회는 통계학·수학과 관련한 경제이론의 발전을 위해 설립된 세계 최대의 경제학 분야 학회다. 초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라그나르 프리슈 오슬로대 경제학과 교수가 1930년 어빙 피셔, 조지프 슘페터 등과 함께 설립했다. 장 위원은 거시경제학 분야 전문가로, 이질적 경제주체 모형을 개발해 미시적 노동과 거시적 노동 공급의 관계를 규명하는 연구로 학계의 논의를 이끌고 있다. 2021년 다산경제학상을 수상했고, 지난 4월 한은 금통위원에 취임해 한국의 기준금리를 비롯한 통화정책 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장 위원은 한국경제와의 통화에서 "경제학자로서 영예로운 일"이라며 "세계 최대 경제학 학회와 관련된 중요한 결정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신석학회원은 기존 회원 6명 이상의 추천을 받거나 학회 이사회에서 추천을 하는 방식으로 후보자가 결정된 후 전체 종신석학회원의 투표로 결정된다. 장 위원은 이번 선거에서 노벨경제학상 유력 수상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일본의 기요타키 노부히로 미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 등의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1회 조락교경제학상을 수상한 문형식 교수(왼쪽).
문 교수는 이론계량경제학 분야의 석학이다. 계량 모형을 설계하는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 미국의 선거구 획정과 관련된 연구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18년 제11회 조락교 경제학상을 받았다. USC와 연세대에서 모두 강의를 하고 있다.

한국인 교수가 동시에 석학회원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대학 소속 교수로는 지난 2010년 황윤재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에 이어 이번에 2~3번째가 동시에 탄생했다. 해외 대학 소속으로는 최연구 미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2009년), 조인구 미 에모리대 경제학과 교수(2002년) 등이 있다.

세계계량경제학회 종신석학회원이 동시에 두명이나 나오면서 오는 2025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학자대회 준비 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계경제학자대회는 5년에 한번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학자 대회로 다수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등 4000여명의 경제학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다. 윤석열 대통령이 유치 지원을 위해 영문 서한을 보내는 등 각계에서 노력한 결과 올해 초 유치가 확정됐다.
황윤재 한국경제학회 회장이 한국경제신문과 한국자유주의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에서 축사하고 있다. 자료=한경DB.
황윤재 한국경제학회장은 "세계계량경제학회 종신석학회원 선출은 경제학자로서 최고의 영광 중 하나"라며 "새로 선출된 분들과 함께 세계경제학자 대회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