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中관영지, 美 이스라엘 지원에 "위기에 기름 부을 것"

'이스라엘 지지' 촉구 美 슈머 의원 요구도 일축…"美는 팔레스타인 문제 가르칠 입장 아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발발 후, 양측간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는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이 충돌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0일 "서방 국가들, 특히 미국에 의해 팔레스타인 문제가 장기간 주변화된 것은 극도로 잔인한 일이라고 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이 미국의 '실패한 중동 정책'에 있다고 지적한 뒤 "솔직히 말해 미국은 이 문제에 관해 누구를 가르칠 입장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중국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규탄하고 이스라엘을 지지해야 한다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요구도 비판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전날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을 만나 "당신과 중국 국민들이 이스라엘 국민들과 함께 비겁하고 악랄한 공격을 규탄할 것을 촉구한다"고 한 바 있다. 신문은 "미국은 중국을 (이스라엘 지지로 끌어들여) 도덕적으로 납치하고 싶어 한다"며 "슈머 발언은 중국과 미국이 중동 문제를 논의해야 할 긴급성을 강조한 것으로, 그의 방문은 미국이 중국의 중동 분쟁 스탠스를 배울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썼다.

글로벌타임스는 "갈등이 발생했다면 가장 합리적이고 책임감 있는 접근은 모든 당사자에게 최대한의 자제력을 요청해 가능한 한 빨리 휴전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는 미국과 서방 다수 국가의 말과 행동이 여전히 상황을 진정시키기보다 불길에 부채질하는 것임을 보고 있다. 이것은 위기 해결에 상당한 장애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미국이 무기와 항공모함을 보내기로 한 것을 두고는 "미국의 일방적인 결정은 위기에 기름을 붓고 더 많은 인도주의적 위기를 야기할 것"이라며 "미국이 평화를 원한다면 이미 팔레스타인을 군사력에서 능가하는 이스라엘에 일방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대신 상황을 진정시킬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별도 논평에선 과격한 어조로 미국과 미국 정치인들을 비난하기도 했다. 신문은 공화당 대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이것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일 뿐만 아니라 미국에 대한 공격이다.

그들을 끝장내라, 네타냐후"라고 쓴 것을 예로 들어 "히스테리적이고 정신병적"이라며 "이런 정치인과 고문들이 미국을 세계 평화의 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