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세점, 싱가포르 창이공항 재계약…실적개선 '훈풍' [이미경의 인사이트]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의 신라면세점. 호텔신라 제공
신라면세점은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화장품·향수 매장 사업권을 4년 연장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오는 3월 운영 종료할 예정이던 매장의 운영기간은 2028년 3월31일까지로 늘어났다. 신라면세점은 아시아 3대 공항 중 하나인 창이공항 면세점을 앞세워 올해 하반기와 내년 실적 회복세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사업권 연장으로 신라면세점은 창이공항 내 4개 터미널에서 총 22개 매장을 운영하게 됐다. 매장 규모는 7700㎡에 달한다. 현재 운영 중인 130여 개의 뷰티 브랜드 외에 추가로 20여 개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창이공항그룹(CAG)은 신라면세점의 매장 운영 능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면세점은 2015년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면세업계 최초로 복층 구조의 듀플렉스 매장을 선보였다. 1층은 화장품 판매 매장, 2층은 화장품을 체험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신라면세점은 이번 창이공항 사업권 연장으로 올해 하반기와 내년 안정적으로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라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8052억원으로 2019년 매출액(5조2045억원)의 53.9% 수준이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창이공항 이용자 수가 빠르게 회복하는 것도 신라면세점에는 호재다. 창이공항의 올해 8월 이용객은 515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5.1% 증가했다. 코로나 19 이전인 2019년 창이공항 연간 이용객 수는 6830만명 수준으로, 같은 해 인천국제공항 여객 수(7117만명)와 맞먹는다.복병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 입국 회복세와 소비력이다. 중국 관광당국은 지난 8월 자국민의 한국 단체여행을 허가했지만 면세업계에 미친 효과는 미미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1365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6% 감소했다. 외국인 관광객 수가 늘어나고 있긴하지만 객단가가 낮은 탓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신라면세점은 세계 최고 공항으로 손꼽히는 창이공항에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면세사업 확대를 위한 새로운 기회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