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 선택과목을 없애고 고교 내신을 5등급제로 전환하는 '2028 대입 개편 시안'을 10일 발표했다. 교원단체들은 선택과목 유불리 현상 등 일부 부작용은 완화될 수 있지만, 내신과 수능에서의 변별력 문제, 사교육 부담 증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과도한 입시 경쟁을 경감하려는 방향에 공감한다"며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내신 부풀리기 등 일부 현상이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이공계 학생들이 응시하던 미적분, 기하가 반영되지 않는다면 변별력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추가 검토안대로 심화 수학을 반영할 경우 상위권 이공계 희망 학생들의 필수과목이 될 가능성이 크므로 이에 대한 대책과 구체적 지침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내신 5등급제 도입에 대해서는 "고1∼3 내신 산출 방법을 일원화한 것은 바람직하며, 자사고 쏠림 현상도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교총은 "다만 대학으로서는 5등급제로 인해 변별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원점수 반영 가능성도 있어 점수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논평을 통해 "수능 9등급은 유지한 채 내신 체계를 5등급제 상대평가로 변환하는 것"이라며 수능의 영향력 강화, 사교육비 증가, 미래교육 추진 답보 등을 우려했다. 교사노조는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들을 수 있는 고교학점제 도입 취지와는 달리, 수능의 영향력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수업을 유연하게 개설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이들은 "고교학점제를 포기했느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며 "수능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고교 교육과정 내 과목 개설의 경직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고, 고교 교육과정의 비정상적 운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수능 비중을 더욱 강화하면 수능에 유리한 특목고와 특정 지역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을 독점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수능 응시과목 증가에 따른 입시 부담 증가 및 사회·과학탐구 사교육 시장의 확대가 예상된다"며 "내신 경쟁이 격화하고, 내신 사교육 기간도 고교 전 학년으로 연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만 18세 이상 남녀 1천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5.4%가 고교 과목 전체에 절대평가를 도입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56.2%는 수능 평가를 절대 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답했다며 이날 발표된 시안은 이런 여론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