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실적 낸 LG전자…삼성전자와 희비 엇갈릴까

삼성전자, 11일 3분기 잠정 실적 발표
증권가 3분기 영업익 추정치 2조1927억…전년比 80% 감소
사진=뉴스1
국내 대표 IT 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분기 실적이 하루 차이로 발표된다. 한발 앞서 실적을 공개한 LG전자가 증권가 예상을 웃돈 '깜짝실적'을 거두면서 삼성전자가 오는 11일 발표할 잠정 실적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올 들어 처음으로 조단위 영업이익을 담은 분기 성적표를 발표하겠지만 반도체 부문 적자 규모를 통한 바닥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1일 오전 잠정 집계한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올 상반기보다는 실적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주력인 반도체 업황의 더딘 회복으로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반도체 부문에선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68조287억원, 2조1927억원이다. 하반기 계절적인 성수기에 진입했지만, 예상보다 회복이 더디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보다 각각 11.4%, 79.79%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3분기 10조원이 넘던 영업이익은 올해 2조원 안팎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영업이익은 올해 1, 2분기 6000억원대보다는 뚜렷하게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의 관심사는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문(DS)의 적자 규모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DS부문에서 9조원대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올 3분기에는 상반기보다 적자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 여파가 지속되고 있어 3조~4조원대 수준의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반도체 부문을 제외한 스마트폰·TV·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지털 경험(DX) 부문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조기 출시한 갤럭시Z 플립5·갤럭시Z 폴드5 판매량이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SK증권은 3분기 삼성전자 DX 부문 영업이익은 3조5000억~4조원, 디스플레이(SDC)는 1조6000억원, 전장 자회사 하만은 3000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올 하반기부터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실적 부진은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도체 업계 실적의 '풍향계'로 꼽히는 마이크론은 최근 2023 회계연도 기준 4분기(6~8월) 실적 발표에서 매출과 영업적자가 각각 40억1000만달러(약 5조4094억원), 14억7200만달러(약 1조985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올해 2분기, 3분기 영업손실(23억300만달러·17억6100만달러) 대비 적자 폭이 줄어들고 있어 올 3분기를 저점으로 실적 개선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역시 같은 흐름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황이 예상보다 악화하자 지난 4월 이례적으로 감산에 나섰다. 이에 따라 성수기에 진입한 올 하반기부터는 업황이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디램(DRAM) 수익성은 ‘2차 감산’ 효과가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올 4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모든 면에서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3분기부터 삼성전자는 재고 축소를 위해 메모리 반도체 감산 규모를 확대하는 동시에 저가 판매를 중단하고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4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수급 개선과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반도체 부문 실적은 올해 14조원 영업손실에서 내년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LG전자는 올해 3분기 1조원에 육박한 영업이익을 거두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본업인 가전 사업과 신(新)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VS(자동차 전장) 사업의 호조가 주효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보다 33.5% 뛴 9967억원으로, 증권가 예상치를 20% 넘게 상회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