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국방위, '신원식 임명철회' 野피켓에 8시간 지연개회(종합2보)

與, 피켓 제거 요구하며 국감장 입장 거부…야당 단독 국감 파행
국회 국방위원회의 10일 국방부 국정감사가 신원식 국방부 장관에 대한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야당의 피케팅과 이에 반발한 여당의 참석 거부로 파행을 겪다가 야당 단독으로 8시간 늦게 개회했다. 국방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올해 첫 국정감사로 국방부에 대한 국감을 실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야당 국방위원들이 '부적격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임명 철회하라'라는 피켓을 국방위원 좌석 테이블 앞에 일제히 내걸자, 여당 국방위원들이 피켓을 내릴 것을 요구하며 국감장 입장을 거부했다.

국방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민주당과 정의당에선 이번 청문회 때 신원식 장관 후보자를 부적격으로 판단했는데 임명됐다"면서 "이(야당의 피케팅)를 구실로 국민의힘과 (국방)위원장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여당 국방위원들을 향해 국감장에 입장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국방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국감장에 들어와 김 의원에게 "원만히 국감을 진행하기 위해 (피켓을) 떼달라는 것"이라며 "오후에 이재명 대표가 여기(국방위 국감장) 들어와서 그런 이야기할 것 아니냐"고 민주당이 국방위 국감을 정치투쟁의 장으로 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김 위원은 "이재명 대표가 오후에 오는 게 뭐가 문제가 되느냐. 국방위원으로서 질의하러 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국민은 신원식의 막말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의 반대에도 신 장관의 임명을 강행한 것은 문제가 있고 그런 의사 표현으로 피케팅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 의원은 재차 이 대표를 겨냥해 "막말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할 말이 없냐. 성남시장 때 형수 쌍욕 한 사람도 있다"고 말하자, 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왜 이재명 대표 이야기가 나오느냐"고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양측이 거친 발언을 하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여당은 이날 두 차례에 걸쳐 피케팅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지만, 야당이 이를 거부해 국방부를 상대로 한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는 오전 중 개의하지 못했다.
성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선 오전에 파행하고 오후에 속개하자고 이야기한다.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며 민주당이 이 대표의 오후 국방위 참석을 염두에 두고 오전 국감 파행을 유도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오늘 파행이란 말이냐'는 질문에 "오늘만 그렇다.

내일부터는 정상적으로 당연히 해야 한다"고 답했다.

성 의원은 여야 추가 협의도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민주당이 이 파행에 대해 사과하면 들어가겠다"며 "사과가 이뤄지지 않은 이상 국방부 국감에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후 들어 민주당은 피케팅을 중단하고 여당에 국감 참석을 종용했지만, 여당 의원들은 한기호 국방위원장을 제외하고 국회로 돌아간 상황이었다.

한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의 국감 개회 요구에 여야 합의가 이뤄져야 가능하다고 맞서면서 야당이 단독으로 국감을 시작할 가능성을 우려해 위원장석을 지켰다.

이에 국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위원장이 국정감사 개회를 선언하지 않으려면 의사권을 야당 간사에게 넘기라고 압박했다.

김 위원은 국방부 국감을 거부하는 여당을 강하게 비판한 뒤 국감이 시작될 때까지 국감장을 밤늦게까지라도 지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급기야 오후 6시께 신 장관이 국감장에 입장하고 한 위원장이 개회를 선언하면서 예정 시간보다 8시간이 지나서 뒤늦게 국방부 국감이 시작될 수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