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中스마트폰업체 압박 계속…"비보 임원 돈세탁 혐의 체포"

비보는 반발 "현지 법규 엄격히 준수…모든 법적 조치로 대응"
인도 당국이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비보(vivo)의 임원을 포함한 업계 관계자들을 돈세탁 혐의로 체포했다고 로이터통신과 중국 매체들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수사국(ED)은 이날 비보 소속 중국인 1명을 포함한 피의자 4명의 신병을 확보했다.

수사 당국은 열흘간의 구금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사흘만 가두라고 명령했다.

비보는 성명에서 "인도에서 현지 법규를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며 "우리는 최근의 조사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포된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받는지는 공개되지 않았고, 인도 당국도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이번 체포가 인도에서 활동 중인 중국 기업들에 대해 인도 당국이 각종 조사를 강화하면서 중국과 인도 간에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비보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출하량 기준) 17%로 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브랜드다. 샤오미 등도 뛰어난 '가성비'를 바탕으로 인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그러나 중국 업체가 자국 휴대전화 시장을 급속히 잠식하는 것을 우려한 인도 당국이 2020년 6월 인도군과 중국군의 국경 무력 충돌을 계기로 자국 진출 중국 업체들에 대한 전방위 규제에 나서면서 비보 등의 '수난'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범죄수사국은 작년 비보의 인도 사업과 관련된 은행 계좌 119개의 차단을 시도했고, 인도 경찰은 최근 친중 정보 유포와 관련해 수사 대상이 된 뉴스 포털에 불법 자금 이체를 도왔다는 혐의를 비보에 적용해 수사를 벌였다. 인도 세무 당국은 비보와 형제 브랜드인 오포(oppo)에도 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각각 46억루피(약 740억원)와 439억루피(약 7천55억원)의 추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아울러 인도 당국은 텐센트의 위챗, 바이트댄스의 틱톡 등 중국산 스마트폰 앱 약 300개를 금지했으며, 화웨이와 ZTE(중싱통신)의 통신 장비도 구입하지 않고 있다.

인도 전자정보기술부는 올해 들어 자국 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에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의 인도인 임명, 인도 자본 투자 허용, 인도 현지내 스마트폰 제조·조립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중국 기업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이들 업체를 인도 현지 기업화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