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연의 세대공감] 문해력 약한 Z세대, 세대간 약점 보완으로 조직 경쟁력 확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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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37
최근 여러 소셜미디어의 뉴스 콘텐츠, 쇼츠 등에 ‘젊은 세대 문해력 문제’가 이슈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 ‘유수의 기업’이라고 했을 때 ‘유수’라는 단어의 뜻을 모르는 10~20대가 태반이라는 식이다. 수개월 전에는 ‘심심한 사과의 말씀’이라는 말을 듣고 “사과하는 사람이 심심하다고 하는 게 말이 되냐”는 젊은 세대의 댓글이나 반응을 보고 놀란 기성세대도 많았다. 얼마 전에는 한 유명 TV 교양 프로그램에서 출연진 중 한 명인 물리학자가 젊은 세대의 문해력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칼럼을 통해 종종 설명했지만, Z세대는 공부하고 성장해 온 환경이 그 이전 세대와 굉장히 다르다. 특히 ‘모바일 네이티브’로서 항상 스마트폰과 모바일 디바이스를 손에 쥔 채 언제나 ‘연결된 환경’에서 살아왔다. 이 때문에 그들에게 지식은 내 머리에 꼭꼭 저장해둘 필요가 없는, ‘검색하면 언제든 찾을 수 있는 그 무엇’이었다. 활자 매체보다는 영상 매체에 익숙하고 정보와 지식의 연결망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아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도 낮은 편이다. 영상 매체 위주로 학습하고 지식과 정보를 검색해 온 이들의 문해력이 이전 세대만 못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들은 점차 조직으로 밀려 들어오고 있고 10년쯤 지난 뒤에는 조직의 중간관리자급이 될 것이다. “젊은 세대의 문해력이 문제다. 기본적인 단어도 모른다”고 한탄할 시간에, 이제 이들과 어떻게 일할지, 세대 간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 파악해 상호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먼저 586세대, 즉 50대 중반이 넘어가는 세대의 특징은 ‘한자어와 텍스트’에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살벌한 지식 암기 위주의 학력고사 세대의 특징이기도 한데, 여전히 역사책에서 외운 사건과 연대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텍스트 그 자체에 매우 강하다. 다만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고 속에서 지식과 지식을 연결하는 능력은 그다음 세대인 X세대와 후기 밀레니얼, 즉 30대 중후반 이후 세대에 비해 다소 약한 편이다. 30대 중후반부터 40대까지는 수능 시험의 영향으로 맥락적 이해력이 강하나, 개별 지식과 텍스트의 정확한 기억은 그 이전 세대보다 약하다. 그 이후 세대는 앞서 말한 대로, 어휘력이나 문해력이 약하지만 감각적인 콘텐츠 이해도와 생산 능력은 뛰어나다. 다소 단순화시켜 정리해보면, ‘텍스트-컨텍스트-콘텐츠’에 각각 강점이 있는 세대가 현재 한 조직 내에 있다는 얘기다.
텍스트 자체에 집요하게 파고드는 능력이 있는 세대가 Z세대의 약점을 보완해주고, 컨텍스트에 강한 중간 세대가 양쪽의 약점을 보완해주며, Z세대 특유의 콘텐츠 이해력과 생산력을 발휘한다면 그 어떤 조직보다 더 강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다시 문해력, 어휘력, 맥락 이해력이 약한 Z세대 얘기로 돌아가 보자. 보통 ‘문해력’이라고 불리는 ‘어휘력’ 문제의 상당수는 사실 ‘한자어에 약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냥 한자에 익숙하지 않고, 때로 사어가 되고 있는 단어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일 뿐이다. 그들의 영상 문법, 쇼츠와 틱톡의 문법을 기성세대가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기성세대의 기준으로만 보면 ‘무능’이지만, 새로운 세대의 ‘특성’으로 이해하면 ‘능력’이 된다.
고승연 <우리가 싸우는 이유: MZ세대는 없다> 저자·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
이 칼럼을 통해 종종 설명했지만, Z세대는 공부하고 성장해 온 환경이 그 이전 세대와 굉장히 다르다. 특히 ‘모바일 네이티브’로서 항상 스마트폰과 모바일 디바이스를 손에 쥔 채 언제나 ‘연결된 환경’에서 살아왔다. 이 때문에 그들에게 지식은 내 머리에 꼭꼭 저장해둘 필요가 없는, ‘검색하면 언제든 찾을 수 있는 그 무엇’이었다. 활자 매체보다는 영상 매체에 익숙하고 정보와 지식의 연결망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아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도 낮은 편이다. 영상 매체 위주로 학습하고 지식과 정보를 검색해 온 이들의 문해력이 이전 세대만 못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들은 점차 조직으로 밀려 들어오고 있고 10년쯤 지난 뒤에는 조직의 중간관리자급이 될 것이다. “젊은 세대의 문해력이 문제다. 기본적인 단어도 모른다”고 한탄할 시간에, 이제 이들과 어떻게 일할지, 세대 간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 파악해 상호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먼저 586세대, 즉 50대 중반이 넘어가는 세대의 특징은 ‘한자어와 텍스트’에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살벌한 지식 암기 위주의 학력고사 세대의 특징이기도 한데, 여전히 역사책에서 외운 사건과 연대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텍스트 그 자체에 매우 강하다. 다만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고 속에서 지식과 지식을 연결하는 능력은 그다음 세대인 X세대와 후기 밀레니얼, 즉 30대 중후반 이후 세대에 비해 다소 약한 편이다. 30대 중후반부터 40대까지는 수능 시험의 영향으로 맥락적 이해력이 강하나, 개별 지식과 텍스트의 정확한 기억은 그 이전 세대보다 약하다. 그 이후 세대는 앞서 말한 대로, 어휘력이나 문해력이 약하지만 감각적인 콘텐츠 이해도와 생산 능력은 뛰어나다. 다소 단순화시켜 정리해보면, ‘텍스트-컨텍스트-콘텐츠’에 각각 강점이 있는 세대가 현재 한 조직 내에 있다는 얘기다.
텍스트 자체에 집요하게 파고드는 능력이 있는 세대가 Z세대의 약점을 보완해주고, 컨텍스트에 강한 중간 세대가 양쪽의 약점을 보완해주며, Z세대 특유의 콘텐츠 이해력과 생산력을 발휘한다면 그 어떤 조직보다 더 강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다시 문해력, 어휘력, 맥락 이해력이 약한 Z세대 얘기로 돌아가 보자. 보통 ‘문해력’이라고 불리는 ‘어휘력’ 문제의 상당수는 사실 ‘한자어에 약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냥 한자에 익숙하지 않고, 때로 사어가 되고 있는 단어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일 뿐이다. 그들의 영상 문법, 쇼츠와 틱톡의 문법을 기성세대가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기성세대의 기준으로만 보면 ‘무능’이지만, 새로운 세대의 ‘특성’으로 이해하면 ‘능력’이 된다.
고승연 <우리가 싸우는 이유: MZ세대는 없다> 저자·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