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슨, 셰일가스업체 파이오니어 79조원에 인수 합의

하루 생산량 석유환산 450만배럴로 늘어.
올해 전세계 M&A중 최대 규모
사진=REUTERS
엑슨모빌(XOM)은 셰일가스시장에서 경쟁사인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스(PXD)를 인수하기로 양측이 합의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전체 주식거래 규모는 595억달러(79조7,900억원) 로 주당 253달러이다.

CNBC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엑슨모빌은 이 거래로 셰일 오일 시장에서 가장 지배적인 생산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메이저 석유업체의 인수합병(M&A)으로는 1999년 엑슨사와 모빌사의 합병 이후 최대 규모이며 올해 발표된 전세계 M&A 가운데서도 최대 규모이다. 이번 계약의 일환으로 파이오니어 주주들은 그들이 소유한 파이오니어 주식 1주당 엑슨 주식 2.3234주를 받게 된다. 임박한 거래에 대한 보도가 돌기 시작한 10월 5일 종가를 기준으로 파이오니어 투자자들에게 18%의 프리미엄에 해당한다.

파이오니어 주가는 이 날 미국 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약 1.5% 상승한 반면 엑슨 주가는 2.5% 하락했다.

이번 합병이 완료되면 엑슨은 텍사스와 뉴멕시코의 퍼미안 분지에서 최대 규모 업체가 된다.또 석유와 셰일가스를 합한 일일 생산량은 석유환산량으로 450만배럴에 달하게 된다.

이는 두번째로 큰 석유메이저보다 50% 많은 수치이다.

엑슨은 또 2035년까지 파이오니어 자산의 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원래 계획보다 15년 빠른 것이다. 엑슨은 원유 가격이 배럴당 35달러까지 떨어지더라도 인수한 자산은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성명에 따르면, 합병된 회사는 퍼미안 분지 지역의 원유 매장량 160억배럴에 해당하는 양을 관리하게 된다.

퍼미안 분지의 셰일가스 시추는 수십억달러를 투자해야 하는 해양 석유 시추보다 저렴해 현재 퍼미안 분지에만 1천개 가까운 사업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표는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두 회사가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보도한 이후 나온 것이다. 이후 파이오니어 주가는 10%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올해 파이오니어는 3.9% 상승에 그쳤다. 이에 비해 S&P 500은 당시 13% 상승했다. 엑슨 주가도 올들어 전체 시장 대비 소폭 상승에 그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엄격한 독점금지조사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높은 휘발유 가격을 조사해달라고 FTC에 요청했으며 지난 해 엑슨의 590억달러라는 기록적 이익을 꼽으면 “석유회사가 신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스의 주가 차트]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