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우주·항공·방산 '3각 편대'…미래 경쟁력 확보에 과감한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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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발사체 총괄 사업 수주한화그룹은 올해 내실 중심의 경영을 펼치면서도 미래 성장동력과 핵심역량 확보에는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 등 금융시장 여건 악화와 경제 성장세 둔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우주항공, 친환경에너지 등 미래 산업 분야 신규 사업 발굴을 통해 미래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김승연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오직 한화만 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현재와 미래를 이끌어 나가자”며 올 한 해 한화그룹이 나아갈 방향을 강조하기도 했다.
위성 등 '우주 수송' 상업화 도전
잠수함·방산 등 수출시장 공략
한화그룹은 2021년 그룹 우주사업 협의체인 ‘스페이스허브’를 출범시키면서 중장기적으로 우주탐사 및 자원 확보에도 나서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한국형 발사체(누리호) 고도화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사업을 수주했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누리호 3기 추가 제작과 4회 추가 발사의 주관 제작사가 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사업을 통해 항우연이 보유한 누리호 체계종합 기술 및 발사운용 노하우를 순차적으로 전수받게 된다.
한국형 발사체 사업은 지난 5월로 예정된 3차 발사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누리호를 발사해 우주기술 검증, 정찰, 기상 및 환경 관측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할 실용위성을 궤도에 올릴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향후 민간의 인공위성, 우주선, 각종 물자를 우주로 보내는 ‘우주 수송’ 사업의 상업화에도 나설 계획이다.지난해 말 사업 재편으로 한화디펜스와 합병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3월 한화방산(구 ㈜한화 방산부문)까지 합병하면서 발사체 역량을 더욱 다각화했다. ‘위성제작→발사수송→위성서비스’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향후 우주탐사 기술까지 확보해 국내 최초의 ‘우주산업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을 현실화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2020년 영국 위성 통신안테나 기업 페이저(현 한화페이저)를 인수하고, 미국 위성 통신안테나 기업 카이메타 지분투자에 이어 2021년 세계 최초의 우주인터넷 기업인 원웹 지분(약 9%)을 확보하는 등 우주 통신서비스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마치기도 했다. 기간통신사업자 자격을 취득한 한화시스템은 B2G 및 B2B용 위성통신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사업재편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수출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은 물론 국내에선 대한민국 공군의 주력 항공기 엔진 생산까지 담당하며 국책사업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군비 확장 중인 폴란드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맺은 K9 자주포, 다연장 유도무기 천무 수출 계약 규모는 8조원을 넘어섰다. 향후 K9, 천무 2차 계약도 전망되는 상황이다. 특히 K9 자주포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9개국이 운용 중인 무기다. 수출시장 점유율 50%를 넘긴 베스트셀러다. 예정된 계약 물량이 원활하게 수출되면 점유율이 70%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수출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해외 현지 법인과 지사를 거점으로 K9과 천무 등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자체 개발한 보병전투장갑차(IFV) 레드백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오션이 출범하며 해양 방위산업에서도 확고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한화그룹은 기존의 우주, 지상 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명실상부한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의 성장 토대를 마련했다. 5월 인수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며 공식 출범한 한화오션은 수상함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고 특유의 기술력으로 압도적인 강점을 갖춘 잠수함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한다는 목표다.한화오션은 7월 호위함 건조를 위한 대규모 시설 투자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국내 최초로 수상함 2척이 동시 건조 가능한 실내 탑재 공장 신축을 고려하고 있다. 새로 짓는 수상함 실내 탑재 공장에는 옥내 크레인으로는 국내 최대인 300t 규모 크레인 2기도 포함된다. 이 크레인을 통해 블록 대형화 공법이 가능해져 조립 및 탑재 공정을 단축할 수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