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스마트팜으로 글로벌 '뉴농심' 영토 넓힌다

외국인들이 농심 신라면 컵라면을 먹고 있다. /농심 제공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1991년 처음 라면시장 1위에 올랐다. 이후 올해까지 단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우리나라 대표 라면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병학 대표
신라면은 계속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다. 2015년 식품업계 단일 브랜드 최초로 누적 매출 10조원을 넘어섰다. 2021년엔 출시 35년 만에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면서 해외 소비자들이 더 많이 찾는 라면이 됐다.

농심의 위상은 특히 미국 시장에서 높아지고 있다. 교민들이나 즐겨 먹던 라면이 이제는 미국인이 더 많이 찾는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자리매김했다. 농심 미국 법인은 농심 전체 실적 개선세를 견인하고 있다.

농심은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제3공장 설립 검토에 들어갔다. 지난해 4월 제2공장 가동을 시작한 지 1년 만이다. 농심 관계자는 “현재 미국 공장의 가동률은 70%에 달한다”며 “이르면 2025년 미국 3공장을 착공하고,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더할 계획”이라고 했다.농심 미국법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25.2% 늘어난 3162억원, 영업이익은 536% 증가한 337억원이다. 농심 전체 영업이익의 28% 수준이다. 미국 시장에서 성장을 이끄는 대표 제품은 단연 신라면이다. 지난해 신라면(봉지) 매출은 전년 대비 32% 늘어난 8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신라면블랙’(봉지) 역시 전년 대비 20% 매출이 증가했다.

농심은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수년 내 일본의 도요스이산을 꺾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웠다. 농심은 2025년 미국에서 8억달러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25.2%로 일본 도요스이산(47.7%)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농심의 상승세다. 농심은 2017년 일본 닛신을 꺾은 데 이어 꾸준히 점유율을 높이며 3위와의 격차를 점점 벌리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스마트팜 기술을 연구해 온 농심은 지난해 오만에 스마트팜 컨테이너를 수출하고, 올해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스마트팜 수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라면을 넘어 스마트팜을 아우르는 글로벌 ‘NEW 농심’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농심은 그간 식품을 만들고 제조 시설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통해 인류의 식량 문제를 해결할 미래 농업의 시대를 열어간다는 계획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