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으로 시작한 회사"…유진테크놀로지, 코스닥 도전
입력
수정
이미연 유진테크놀로지 대표
예상 시총 900억원대…내달 2일 상장 목표

이미연 유진테크놀로지 각자대표(사진)는 11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이같은 포부를 전했다. 유진테크놀로지는 이 대표와 여현국 대표의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모두 기계공학을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이 대표는 기술 영업, 여 대표는 연구개발(R&D)에 각각 주력하고 있다. 유진테크놀로지는 이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다. 전극공정-조립공정-활성화공정으로 이어지는 이차전지 각 제조 공정에 대응 가능한 제품 라인업을 두루 갖췄단 게 특징이다.
매출의 절반은 이차전지 제조에 투입되는 정밀금형(노칭금형 등)이 책임지고 있다. 주요 고객사로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이들 2개사에서 나오는 매출만 전체 91%에 이른다. 삼성SDI에는 국내 점유율 1위(작년 기준 60%)를 기록한 '노칭금형'을 단독 공급하고 있다. SK온의 경우 내년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이 대표는 이차전지란 전방 산업 성장세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이차전지 수요는 2020년 185기가와트시(GWh)에서 2030년 약 2000GWh으로 연평균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대표는 "글로벌 이차전지 생산설비 규모는 2020년 기준 485기가와트시(GWh)에서 2025년 2233GWh로 연평균성장률이 약 35.7%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해외 지역 추가 진출 계획도 있다. 고객사 증설 계획에 발맞춰 현지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단 취지다. 현재 회사는 유럽(폴란드·헝가리), 중국, 한국, 미국 2곳(미시간· 오하이오) 등 총 6개 법인이 있다. 이 대표는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과 조지아주 애틀란타 지역에 추가로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합작공장이 있는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에도 법인 설립을 검토 중이다.
매출은 증가세다. 지난 3년간(2020~2022년) 연결 기준 매출은 매해 13%씩 꾸준히 늘었다. 2020년 310억원 수준이던 매출 규모는 작년 398억원이 됐다. 수익성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2021년 영업이익 30억원으로 흑자전환했으며, 지난해 영업이익이 24억원으로 전년 대비 다소 주춤했지만 올 상반기에만 벌써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2배 수준인 44억원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원가 절감, 공정 개선 등의 노력을 3년 전부터 시작했다"며 "그 효과가 서서히 드러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진테크놀로지는 이번 상장을 통해 총 104만9482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 가격은 1만2800~1만4500원, 예상시가총액은 801억~908억원이다. 회사는 이번 공모를 통해 약 134억원(희망 밴드 하단 기준)을 조달할 예정이다. 이중 70억원은 생산설비 확충 등 시설자금으로, 34억원은 해외자회사 운영, 인력 충원 등 운영비용으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빚 갚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상장 직후 시장에 풀리는 물량은 전체 주식 수의 38.3%로 다소 높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유통가능 물량에 대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회사는 이날부터 17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같은 달 23~24일 양일간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내달 2일 코스닥 시장 상장이 목표다.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