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노디스크, ‘오젬픽’ 신장질환 효과 확인…투석 기업 주가↓

2019년 시작한 임상 3상
중간 분석 후 조기 종료 결정
노보노디스크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의 신장질환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며 임상 조기 중단을 선언했다.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주가가 오른 반면, 신장 투석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하락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노보노디스크는 세마글루타이드의 만성신장질환(CKD) 환자 대상 임상 3상(FLOW)의 중간 분석을 근거로 임상 조기 종료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세마글루타이드는 GLP-1 호르몬을 모방해 GLP-1 수용체를 활성화하고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유도하는 물질이다. 노보노디스크가 판매하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 및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주요 성분이다.

FLOW는 신장 질환의 진행 및 예방을 위해 표준 치료의 보조요법으로 1mg의 세마글루타이드 혹은 위약을 투여하는 임상이다. 2019년 시작해 현재 28개국 400곳 이상의 임상기관에서 3534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임상의 주요 목적은 CKD 진행의 지연을 입증하고 신장 및 심혈관 사망 위험을 낮추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투여 전(베이스라인) 대비 사구체여과율(CKD-EPI), 투석 또는 신장이식 등 만성신장대체요법의 시작 시기 등 5가지 지표로 구성된 복합 지표가 1차 평가변수로 설정됐다.사전에 정해진 임상 설계(프로토콜)에 의해 특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임상을 조기 종료할 수 있다. 독립적인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iDMC)는 FLOW의 중간 결과를 분석한 끝에 임상시험을 조기 중단하기 위해 사전에 지정된 기준을 충족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노보노디스크는 iDMC의 결정에 따라 임상 시험 종료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임상시험의 무결성을 유지하기 위해 임상 조기 종료가 완료될 때까지 노보노디스크는 임상 결과를 알 수 없다. 노보노디스크는 내년 상반기에 결과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발표 이후인 11일(현지시간) 노보노디스크의 주가는 6.27%, GLP-1 계열 치료제 경쟁사인 일라이릴리의 주가는 4.48% 증가했다.반면 주요 신장투석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급락했다. 다비타는 16.86%, 독일 프레제니우스메디칼케어는 8%, 박스터인터내셔널은 12.27% 하락했다.

미국 투자은행 시티그룹은 임상시험의 조기 종료가 프레제니우스메디칼케어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시티그룹은 “GLP-1을 신장질환 환자 집단 규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향 중 하나로 보고 있다”며 “FLOW 시험의 조기 중단이 그러한 영향을 암시한다”고 했다.

스위스 투자은행인 UBS는 다비타의 주식 매도에 대해 언급하며 ‘과잉반응’(big overreaction)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UBS는 “GLP-1이 만성신장질환의 진행을 늦출 수 있음을 시사하지만 올바른 시각으로 보기 위해 연구 샘플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2일 9시 30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