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실적'에도 LG에너지솔루션 멀리하는 외국인…왜?

"4분기 실적 둔화 우려여전"
사진=한경DB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깜짝실적’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2차전지 매도세가 바뀌지 않고 있다. 4분기 유럽 내 수요 감소, 미국 대선에 따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제도변화 가능성 등의 요인이 아직 남아 있어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날 LG에너지솔루션을 360억원 순매도했다. 전날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 2위였다. 이날도 외국인은 LG에너지솔루션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오후 1시20분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을 약 520억원가량 순매도했다.외국인은 다른 2차전지주들도 전날 일제히 매도세를 보였다. 삼성SDI는 463억원, 에코프로비엠은 295억원, POSCO홀딩스는 295억원, 포스코퓨처엠은 140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전날 LG에너지솔루션이 예상을 넘는 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외국인 투자심리는 변하지 않은 모양새다.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7312억원으로 증권사 전망치 평균인 6750억원을 약 8.3% 웃돌았다.

그동안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3분기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2차전지 업체 대부분은 원재료 가격과 배터리 납품가격을 연동한 계약을 맺는데, 최근 리튬 가격이 하락하면서 배터리 납품가격 역시 하락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리튬 가격 하락세가 비교적 둔화됐고 북미 지역 전기차 수요는 여전히 견고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다만 4분기 실적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경기 둔화로 인해 미국 외 지역에서 전기차 수요 감소가 예상되고 있고, 리튬 가격도 아직 반등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중국산 탄산리튬 가격은 1개월 전 1kg당 186.5위안에서 지난 11일 기준 153.5위안까지 내려갔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전방위에 걸친 수요 회복에 대한 불확성실이 여전히 남아있어 앞으로 이어질 배터리·전기차 업체 실적 발표에서 4분기 수요 가이던스가 주가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및 2차전지 수요가 부진할 경우 배터리 판가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내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시 친환경 정책이 축소될 수 있어 IRA 보조금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