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법규 지키면 보상…경기도 배달 기회소득 철회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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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민선8기 들어 추진했던 배달노동자 안전 기회소득 사업을 철회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적절성 시비가 이어짐에 따라 정책 방향을 다시 세우기로 했다.
12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도 정책연구용역 심의위원회에서 '배달노동자 안전기회소득과 안전운전 상관 분석을 위한 실증 연구' 사업은 보류 판정을 받았다. 심의위는 과업명에 '안전기회소득'을 제외하고, "안전운전을 도모하는 정책을 다양한 방식으로 도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도는 이번 심의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용역의 방향을 수정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3개월 이상 무사고·무벌점, 산재·고용보험 가입, 안전교육 이수 조건을 충족한 도내 사업장 근무 또는 도내 거주 배달노동자 5000명에게 상·하반기 60만 원씩 120만 원을 지급하는 방안이다. 단순복지 대신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는 사업에 돈을 풀겠다는 김 지사의 '기회소득' 정책 중 대표적 사업이다. 경기도가 추진했던 또다른 기회소득 사업인 예술인, 장애인 기회소득 사업은 정상 지급되고 있지만, 배달노동자 안전기회소득 사업은 반발이 적지 않았다. 지난 8월 보건복지부와의 사회보장신설 협의에서도 당연히 지켜야하는 교통법규 준수를 조건으로 금전적 보상을 하는 건 타당성이 낮다는 평을 들으며 '재협의' 판정을 받았다.
도의회에서도 사업 추진 배경과 정책 실효성에 대해 꾸준히 불만이 나왔다. 이에 안전운행을 조건으로 금전적 보상을 하는 체계의 배달노동자 기회소득 사업이 사실상 추진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지사는 배달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회소득 실험이 금전적 보상을 통해 안전운전을 해야할 유인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당연히, 누구나 지켜야 하는 교통법규를 지키는 것 만으로 공공영역에서 돈을 지급하는 게 옳으냐는 논란을 넘어서지 못한 것이다.
이에 도는 배달노동자 안전운행을 도모하는 틀은 유지하되 기회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은 배제할 계획이다.도 관계자는 "당초 추진했던 배달노동자 기회소득에 대해 많은 곳에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고, 심의위원회도 연구용역에 보류 의견을 제기함에 따라 배달노동자 기회소득 대신 안전운전을 도모하는 정책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12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도 정책연구용역 심의위원회에서 '배달노동자 안전기회소득과 안전운전 상관 분석을 위한 실증 연구' 사업은 보류 판정을 받았다. 심의위는 과업명에 '안전기회소득'을 제외하고, "안전운전을 도모하는 정책을 다양한 방식으로 도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도는 이번 심의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용역의 방향을 수정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3개월 이상 무사고·무벌점, 산재·고용보험 가입, 안전교육 이수 조건을 충족한 도내 사업장 근무 또는 도내 거주 배달노동자 5000명에게 상·하반기 60만 원씩 120만 원을 지급하는 방안이다. 단순복지 대신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는 사업에 돈을 풀겠다는 김 지사의 '기회소득' 정책 중 대표적 사업이다. 경기도가 추진했던 또다른 기회소득 사업인 예술인, 장애인 기회소득 사업은 정상 지급되고 있지만, 배달노동자 안전기회소득 사업은 반발이 적지 않았다. 지난 8월 보건복지부와의 사회보장신설 협의에서도 당연히 지켜야하는 교통법규 준수를 조건으로 금전적 보상을 하는 건 타당성이 낮다는 평을 들으며 '재협의' 판정을 받았다.
도의회에서도 사업 추진 배경과 정책 실효성에 대해 꾸준히 불만이 나왔다. 이에 안전운행을 조건으로 금전적 보상을 하는 체계의 배달노동자 기회소득 사업이 사실상 추진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달 노동자 아무도 교통법규 안 지키는데...
김 지사가 배달노동자 안전기회소득 사업을 추진했던 이유는 그만큼 배달 라이더들의 과속, 위험운전 문제가 심각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 차례 사망사고가 벌어짐에도, 라이더들의 교통법규 위반 문제는 도무지 나아질 기미가 없다. 라이더들은 '교통 법규를 모두 지키면 수익에 심대한 타격이 온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배달 플랫폼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이 진행한 '교통법규 준수 실험'에 따르면 교통법규를 모두 지키면 소득이 12% 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과 생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셈이다. 라이더들은 배달이 몰리는 '피크타임'의 경우 '배달 횟수가 곧 돈' 이라는 입장을 나타내왔다.김 지사는 배달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회소득 실험이 금전적 보상을 통해 안전운전을 해야할 유인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당연히, 누구나 지켜야 하는 교통법규를 지키는 것 만으로 공공영역에서 돈을 지급하는 게 옳으냐는 논란을 넘어서지 못한 것이다.
이에 도는 배달노동자 안전운행을 도모하는 틀은 유지하되 기회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은 배제할 계획이다.도 관계자는 "당초 추진했던 배달노동자 기회소득에 대해 많은 곳에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고, 심의위원회도 연구용역에 보류 의견을 제기함에 따라 배달노동자 기회소득 대신 안전운전을 도모하는 정책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