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소설가] 유령·저주·괴물로 '가부장제 참혹함' 꼬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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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대중에게 낯선 이름이었던 소설가 정보라는 지난해 일약 스타 작가로 떠올랐다. 그의 소설집 <저주토끼>가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기 때문이다.
전미도서상 최종후보 정보라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은 비영어권 작가들의 영어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시상한다. 이전까지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 않았고, 등단 이력도 없는 정 작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환상문학 작가’로 급부상했다. 최근에는 한국 작가 최초로 미국도서상 번역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요소를 활용해 현대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참혹한 공포와 잔혹함을 이야기한다.” 부커재단은 정 작가의 <저주토끼>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정 작가 작품세계의 특징은 유령, 저주, 괴물 등 기이한 소재를 통해 한국 사회의 그림자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1976년생인 정 작가는 소설가이자 번역가, 연구자다. 연세대 인문학부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했다. 미국 예일대에서 러시아동유럽 지역학 석사, 인디애나대에서 슬라브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0년부터 2022년 초까지 연세대 러시아어문학과 강단에 섰다.
연세대 재학 당시인 1998년 단편 ‘머리’로 연세문화상을 받았고, 2008년 ‘호’로 디지털문학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 2014년 ‘씨앗’으로 SF어워드 단편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