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논술길잡이] 대안제시 유형은 문제의 원인과 해법 제시해야

임재관의 인문논술 강의노트

2024학년도 대입 논술 기본유형 다지기(14)
문제를 분석하고 그에 맞는 해법을 제시하는 대안제시형에서는 우선 ‘문제’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모든 사회적 문제는 원인을 갖고 있습니다. 즉 문제는 어떠한 원인의 결과적 현상이며, 이러한 현상이 초래할 위험성으로 인해 더욱 문제가 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상황 1: 어떤 버스가 과속을 하며 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이 상황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이 상황으로 인해 버스 안에 타고 있는 승객뿐 아니라 버스 주변에 있는 차량이나 사람들에게 생명과 재산의 위협을 가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위험성을 함축하고 있지 않다면, 가령 이 버스가 속도 테스트를 하는 텅 빈 도로에서 과속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 문제 되지 않을 것입니다. 다른 상황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상황 2: 아래 그래프를 통해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접했을 때 여러분은 두 가지의 단계적 사고를 하게 됩니다.

1) 이 현상의 핵심은 무엇인가?

2) 이 현상이 왜 문제가 될까?

이 현상의 핵심은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언어나 문화, 경제적 차이로 정상적인 친구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왜 문제가 될까요? 이는 급증하는 다문화가정이 사회에 동화되고 통합된 사회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을 방치한다면 사회는 분열될 수 있고, 서로를 대립적인 관계로 인식하거나 효율적으로 사회를 이끌어나가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합니다. 아래와 같이 논리적으로 생각해봅시다.

1) 이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2) 원인을 소거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사회현상이 하나의 인과관계임을 고려하면, 모든 사회문제에는 원인이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우선 문제의 원인을 분석해야 합니다. 그 후에는 현상의 원인을 체계적으로, 현실성 있게 소거할 방안을 구상해야 합니다. 개인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으로 나누어 문제의 원인을 소거해나갈 수도 있고, 즉각적 처방과 장기적 조치로 나누어 문제의 원인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법이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대안제시의 해법입니다. 위의 문제는 언어교육이나 문화교육의 정책 방향을 원인으로 판단해 현명한 대안을 구상해볼 수 있겠네요. 그런데 논술고사에서는 보통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안이 제시문에서 주어집니다. 따라서 제시문을 잘 분석해 문제의 원인과 대안에 해당하는 것들을 가리고 추려냄으로써 답안의 글감을 만들어나갈 수 있습니다.

다음 호까지 풀 수 있는 문제를 하나 제공해보겠습니다. 제시문을 분석하며 문제와 대안을 바라보는 위의 방법론을 그대로 적용해 답안을 구상해보세요.

문제 : [제시문 1]에 나타난 폭력의 문제를 지적하고, [제시문 2]를 바탕으로 대응 방안을 논하시오.

[제시문 1]“계속되는 노역과 학대 때문에 이젠 누구나 윗사람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게 되었거든. 그 평의회 사람들 말이야. 일은 고되지, 먹을 것은 모자라지, 게다가 병든 몸을 고칠 가망은커녕 무도한 채찍질로 상처만 날로 깊어가지…. 눈치 안 보고 배겨낼 장사 있나. 사람들이 모두 그 지경이 되어 있을 때 심판의 날이 오고 만 거야….”

다름 아니라 주정수(일제강점기 소록도 나환자촌 4대 일본인 원장)는 마침내 그의 천국 건설의 장엄한 대미(大尾)를 자신의 동상으로 장식할 계획을 세운 것이었다. 마지막 배반극이 감행되기에 이른 것이다. --<중략>-- 사토가 그를 대신해 모든 일을 추진해나갔다. 그리고 맨 처음 그 일을 제안하고 나섰던 이순구가 모금 운동에 앞장서서 돌아다녔다. 모금 성적이 나쁜 부락 대표들에게는 갖가지 위협과 압력을 가했다. --<중략>-- 동상이 세워지고 나서 원생들에게는 또 한 가지 새로운 부담이 늘었다. 매월 20일을 새 ‘보은 감사일’로 정하고, 이날이 되면 병사 지대의 모든 원생은 공원 광장에 도열해 동상을 참배해야 했다. 한 달에 한 번 20일만 되면 원생들은 남녀노소나 병세의 경중을 가릴 것 없이 공원 광장에 모여 살아 있는 주정수와 그의 동상 앞에 경례를 바치고 훈시를 들어야 했다. --<중략>-- 그날도 마침 원생들은 주정수의 동상을 참배해야 하는 보은 감사일이었다. 원생들은 이날도 관례에 따라 아침부터 부락별로 열을 짓고 서서 이제나저제나 살아 있는 동상의 주인공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동안 시간이 흐르고 나서 직원 지대로부터 승용차를 타고 내려온 주정수 원장이 수행원들과 함께 천천히 자신의 동상을 향해 대열 앞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 주정수가 막 중앙리 원생들의 대열 앞을 지나가고 있을 때―, 그때 대열 가운데서 한 청년이 벽력 같은 소리를 지르며 갑자기 주정수 원장 앞으로 튀어나왔다. 청년은 비수를 감추고 있었다.

청년의 비수에 정통으로 심장이 찔린 주정수 원장은 그 자리에 쓰러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도열해 있던 원생들이 소리를 듣고 머리를 들어보았을 때는 주정수를 쓰러뜨리고 난 청년이 두 번째 표적을 찾아 피 묻은 비수를 휘두르며 “사토, 사토 나오너라”라고 미친 듯이 악을 써대고 있었다. 원장을 뒤따르던 수행원들조차 미처 손을 써볼 틈이 없었다.

[제시문 2]

“도망친 놈이 안 잡혔다. 너희 유태인 중 10명이 저 아사감방(餓死監房)에서 죽어야 한다. 이 다음 번에는 20명을 보낼 테다.” 강제수용소의 독일인 프리치 소장은 첫째 줄로 다가가더니 한 사람씩 얼굴을 들여다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듯했다. --<중략>-- “너, 너, 그리고 너!” 10명이 되었다. 10명이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들 중 한 사람이 대열에서 나오며 울부짖었다. “아, 불쌍한 마누라와 아이들을 이제 다시 못 보게 되었구나!” 대열 가운데 남은 사람들은 한숨을 돌렸다. 인간이 얼마나 생명에 무서운 집착을 갖는지 알고 싶으면 강제수용소에 한번 가보라. 게다가 이번 경우에 생명을 건졌다는 것은 가장 잔혹한 죽음을 모면했다는 뜻이다. --<중략>-- 갑자기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한 사람의 포로가 놀라고 있는 동료들을 헤치며 대열 밖으로 걸어 나오는 것이었다. 감히 그런 짓을 하다니! 머리가 약간 옆으로 굽은 그 사람은 큰 눈으로 당황해하는 프리치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수군거리는 소리가 물결 퍼지듯이 이 대열에서 저 대열로 전해져나갔다.

“막시밀리안 신부다! 콜베 신부다!” 소장은 권총을 쥐더니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외쳤다. “정지! 무슨 일이야? 이 폴란드의 돼지 새끼야!” 막시밀리안 신부는 소장 앞에 섰다. 아주 침착했다. 미소까지 띤 것 같았다. 신부는 바로 옆 사람에게만 겨우 들릴 것 같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저 사형수 중 한 사람 대신 내가 죽겠소.” 프리치는 망연히 신부를 바라봤다. 꿈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뜻밖의 소리를 들은 것이다.

포인트

임재관 대치유클래스 임재관입시논술 원장
현상의 원인을 체계적이고 현실성 있게 소거할 방안을 구상해야 합니다. 개인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으로 나누어 문제의 원인을 소거해나갈 수도 있고, 즉각적 처방과 장기적 조치로 나누어 문제의 원인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법이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대안제시의 해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