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처방 느는데…남은 마약류 회수 사업 예산은 그대로"

의료용 마약류 처방량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남은 마약류 회수 사업의 예산은 3년째 그대로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사업은 복용 후 가정에 남은 마약류가 불법 투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예방하고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시범 사업이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에 적힌 해당 사업 예산은 1억8천100만원이다.

이 금액은 사업을 처음 시작한 작년부터 똑같이 유지되고 있다.

마약류 처방량이 2020년 17억5천만개에서 지난해 18억7천만개로 늘어나며 가정에 남은 마약류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이를 적절히 수거하는 사업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높지 않은 것이라고 전 의원은 지적했다. 전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 수거ㆍ폐기사업' 자료를 보면 올해 1~8월 경기도 부천에서 해당 사업을 통해 수거한 마약류는 9천485개이며 폐기 실적은 740㎏이다.

참여 약국 수는 88개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전역에서 69개 약국이 참여해 9천24개의 마약류를 수거한 바 있다. 폐기 실적은 555㎏이었다.

식약처는 지난해 경기도 전체 지역에서 해당 사업을 진행하다가 지역이 넓어 사업 효과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올해에는 부천시에서만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사업 결과를 토대로 전국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전 의원은 "의료용 마약의 처방이 늘어났는데 성과와 예산에는 진전이 없는 것으로 볼 때, 정부는 쓰고 남은 약에 대한 수거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며 "마약과 전쟁을 선포한 정부가 범죄자를 잡는 일에만 치중되고 예방하는 일에는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