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예선, 왜 한국팀은 없나?…이유는 "너무 잘해서"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는 게임을 넘어 스포츠, 그리고 문화 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인상 깊었던 경기들은 물론, 궁금했던 뒷이야기 나아가 산업으로서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해 분석합니다.

지난 2023 LCK 서머 스플릿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젠지 e스포츠 미드 라이너 쵸비(정지훈) (제공=LCK)

2023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이 지난 10일 막을 올렸다. 이번 롤드컵은 2018년 이후 5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며 국내외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추석 연휴와 겹쳐 진행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리그오브레전드 종목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국내에선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아시안게임을 통해 유입된 시청자들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예선 경기인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보며 궁금해하는 것이 있다. 왜 한국 팀이 보이지 않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플레이인 참가팀은 PSG 탈론, 감 e스포츠(GAM), 데토네이션 포커스 미(DFM), CFO, 라우드, 모비스타 R7, BDS, 팀 웨일스(TW) 등 8팀으로 한국팀은 없다. 물론 라우드의 루트(문검수), DFM의 아리아(이가을), 스틸(문건영), 하프(이지융) 등 한국 선수들은 많지만 말이다. 분명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꺾고 세계 최강임을 입증한 한국인데 무슨 일일까? 그 이유는 쉽게 말하자면 한국 팀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한국 팀은 이번 롤드컵에 젠지 e스포츠, T1, KT 롤스터, 디플러스 기아 총 4팀이 출전한다. 네 팀 모두 예선이 아니라 본선 격인 스위스 스테이지부터 등장한다. 국내 리그인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소속 팀들이 지난해 리그오브레전드 국제 대회인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와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얻은 일종의 ‘어드밴티지’다. LCK는 지난해에 MSI 준우승(T1), 롤드컵 우승(DRX)을 기록했다. 롤 국제 대회를 주관하는 라이엇 게임즈는 좋은 성적을 얻은 지역에 이듬해 열리는 롤드컵에서 더 많은 참가권과 상위 시드를 부여한다.

올해 들어 바뀐 롤드컵 진행 방식도 영향을 미쳤다. 롤드컵은 지난해까지 플레이인 스테이지 이후 조별로 경기를 펼치는 그룹 스테이지를 거친 뒤 8강과 4강 그리고 결승전이 치러졌다. 하지만 올해부터 4개 팀이 1개 조로 편성되는 그룹 스테이지 대신 스위스 스테이지가 도입됐다. 이전과 달리 각 국가별 팀을 조별로 나눌 필요가 없어진 만큼 한국 4개 팀 모두 스위스 스테이지에 직행하게 됐다.

[그래픽] 2023 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 진행 방식(제공=라이엇 게임즈)

스위스 스테이지에는 총 16개 팀이 참가해 자신과 승패가 같은 팀과 연달아 대결을 펼친다. 3승을 먼저 달성하는 8개 팀이 상위 단계인 녹아웃 스테이지(8강)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초반에 진행되는 경기는 단판제로 승패를 가리지만 3승과 3패가 결정되는 대결은 3전 2선승제로 진행된다.

16개 팀은 각각 1번부터 4번 시드로 나뉘며 플레이인에서 올라온 두 팀은 자동으로 4번 시드에 속하게 된다. 스위스 스테이지 첫 라운드에서는 시드에 따라 단판으로 승부를 가리는 8개 경기가 펼쳐진다. 1번 시드는 4번 시드, 2번 시드는 3번 시드 팀과 맞붙는다. 첫 번째 라운드에서는 같은 지역의 팀과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두 번째 라운드부터는 별도 지역 제한 없이 같은 성적을 가진 팀끼리 맞붙는다.

한국처럼 중국리그 LPL 팀들 역시 스위스 스테이지부터 등장한다. 스위스 스테이지는 오는 19일부터 23일, 그리고 26일부터 29일까지로 나눠서 진행된다. 경기 장소는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KBS 아레나다. 19, 20일은 오후 2시에 첫 경기가 열리며, 29일에는 오후 1시에 시작한다. 그 외 나머지 요일 경기는 모두 오후 4시에 펼쳐진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