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래세대 위한 '문화복지'에 민관 유기적 협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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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지난달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Frieze)’가 서울에서 열렸다. ‘글로벌 미술 시장’ 하면 떠오르던 영국, 뉴욕, 홍콩 등과 이제는 한국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그뿐인가. 올해 11주년을 맞이한 K팝 콘서트 ‘KCON’은 글로벌 K컬처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이처럼 한국 문화는 막대한 영향력과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보편적으로 문화를 향유하고 있을까?
소득 및 지역에 상관없이 누구나 차별 없는 문화를 향유하는 ‘문화복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문화복지는 삶의 질 향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영국 문화미디어체육부 발표에 따르면 연 1회 이상 문화 및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면 가구당 ‘연간 750만원의 소득 증가’와 동일한 수준으로 삶의 만족도가 증가하며, 주 1회 이상 참여하면 가구당 ‘1750만원의 소득 증가’와 동일하게 행복감이 늘어난다고 한다.‘차별 없는 문화 향유’를 위해서는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복지 확충이 중요하다. 지난 4월 정부가 발표한 ‘아동정책 추진방안’에선 사각지대 없는 문화예술교육 지원,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 대상 문화예술교육 제공 등을 언급했다. 실제로 지역아동센터 및 방과후 공부방 등 아동 교육 현장에서도 문화 활동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기업재단 및 공공기관도 관련 지원을 활성화하고 있다. 특히 문화 소외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 활동 지원은 미래 세대의 역량을 키운다는 점에서 ‘소셜임팩트’의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한국사회가치평가가 CJ나눔재단과 함께 실시한 ‘문화사회공헌 임팩트 프레임워크 및 성과 측정 연구’에 따르면 재단의 문화 활동 지원이 문화소외 아동·청소년의 문화 향유 수준을 확대하고 문화 접근도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청소년의 문화 향유는 문화생태계 발전에 기여하는 ‘문화적 자산’이 된다. 다양한 문화활동 기회를 접한 아동일수록 창의적 성향이 뚜렷해지고, 사회성 및 자아인식 지수도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문화 활동 참여로 형성되는 친구 및 교사와의 인간관계는 사회적 지원 네트워크 및 안전망을 강화해 사회문제를 예방하고 공동체 가치 확대 등에 기여한다. ‘사회적 자산’이 되는 것이다.
이제 한국은 K컬처가 이룩한 유·무형의 가치로 세계 어느 곳에서도 문화 영향력을 떨치는 문화 선진국이다. 문화 선진국의 문화복지는 더욱 달라져야 한다. 누구나 차별 없이 즐길 수 있는 문화 향유 보편화를 위해 ‘문화복지’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과 민관의 유기적 협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