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스라엘, 가자지구 점령하면 큰 실수될 것"

CBS 인터뷰 "하마스, 완전히 제거돼야"
"美, 이스라엘·우크라이나 전쟁 동시 감당 가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AP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을 준비 중인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하는 것에 대해선 "큰 실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하마스와 극단적인 분파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스라엘이 다시 들어가서 하마스와 극단주의자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국가로 가는 길이 마련돼야 하며 그러려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현 시점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을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큰 실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물음엔 "이스라엘은 집단학살 같은 야만적 행위를 저지른 집단을 쫓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하마스를 내쫓아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하마스는 겁쟁이들"이라며 "그들은 민간인 뒤에 숨어 있다"고 비판했다.

미군의 파병 가능성에 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새로운 중동 전쟁에 미군 파병을 예상하느냐'고 진행자가 묻자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은 최고의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이스라엘이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향해선 "이스라엘 국경을 넘지 말고 전쟁을 확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 '이란이 가자지구 전쟁의 배후인가'라는 물음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면서도 "이란은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그들이 공격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을 줬다"고 답했다. 이와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이스라엘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동시에 감당하면서 국제적 방어를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실제 유럽을 통합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킬 수 없는 곳으로 내몰린다면 어떨까"라며 "우리는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재선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는 "그렇다"고 재차 확인하며 "내가 출마할 때 '세상이 변곡점에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