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한은, 금리동결해도 메시지는 매파적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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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

<총칼로만 막을 수 있는 금리인상?>
예상치 못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터지자 금융시장은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단기전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경험도 있었던 만큼 중동 지역의 무력 분쟁이 장기화되거나 주변으로 확산될지 여부를 계속 쳐다볼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이-팔이 산유국은 아닌 만큼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베럴당 86달러 선을 넘었으나 다시 83달러 선까지 밀리며 아직까지 유가 충격과는 다소 거리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던 미국 시장금리가 연준의 금리인상 종결 기대감과 안전자산 선호로 인해 주중 한때 4.5%선까지 반락하며 심리 안정에 기여했다.

물론 FOMC 의사록을 통해 추가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 연준내 매파와 비둘기파 간 이견도 나타나고 있어 올해 남은 FOMC에서 한 번의 금리인상을 할지 아니면 동결을 할지는 반반 정도로 생각된다. 결과적으로 5.50%와 5.75%의 좁은 선택지 안에서 인플레에 대한 보험료를 어느 정도 지불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이견이 내부적으로 있지만, 그 격차가 크지 않고 어떤 경우던 최종금리가 될 것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다만 이-팔 전쟁을 연준의 긴축적 스탠스를 누그러뜨리는 변수로 속단하는 위험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비록 정보 제약이 큰 전쟁의 속성상 섣부른 예측을 자제해야만 하는 변수이나, 만일 이란 등 주변 산유국으로 포화가 확산되지 않는 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물가와 고용이라는 연준의 정책 변수를 넘어설 결정적 트리거가 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9월에 33.6만명의 신규고용을 창출하고 전년비 4.1%로 아직 안정권 밖에 있는 핵심 소비자물가 결과를 연준은 경계감을 가지고 한동안 바라볼 공산이 커 보인다. 물론 큰 그림에서 물가지표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인상 종결 가능성에 보다 무게를 부여하고 있지만, 헤드라인 CPI는 서비스 물가 견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에너지의 물가 하락 요인이 점차 소멸되며 전년비 3.7%로 둔화세가 억제되는 듯한 모습이다. 비록 5%선에 대한 미국 시장금리의 과민 반응은 수그러들어도 추세적 하향을 담보하기는 다소 이른 시점이라는 인식도 더해지고 있다. 여기에 9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비 0.0%로 아직 디플레 우려감에서 자유롭지 못한 중국의 상황도 원화에는 걸림돌이다. 특히 3/4분기 GDP도 발표될 예정인데, 시장에서는 4.5%로 5%선을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역기고 효과가 더해졌지만 중국에 대한 시장 신뢰를 저하시킬 소지도 있다.

이와 같이 복잡한 분위기에서 금통위가 열릴 예정이다. 이-팔 전쟁으로 인한 혼선에 지나치게 시선을 빼앗기지 않는 선에서 한은을 바라봐도, 추가 금리인상은 분명 버겁지만 완화정책을 구사하는데 따른 많은 리스크를 서둘러 짊어지려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최근 한국 물가 역시 반등하며 하방 경직적인 모습을 보이고 미미하나마 수출 감소폭이 줄어들고 있어 앞으로 연준의 입장 변화와 더불어 물가와 무역수지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복잡한 다난한 중동 상황을 살펴볼 명분도 필요하다. 따라서 글로벌 전번에 과잉 부채와 이로 인한 디레버리징 압력이 점차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한은도 가계부채 누증과 부동산 대출의 급증에 우려감을 피력하며 긴축적 금리 수준을 유지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한은은 3.50%에서 금리동결을 할 것이나 메시지는 다소 매파적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