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인머스캣 팔아요" 여대생 효심에…'완판' 기적 일어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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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머스캣 농장을 운영하는 부모님이 수확을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해 일을 대신 맡게 된 20대 여대생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안녕하세요. 샤인머스캣 하시는 부모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교통사고로 유리 파편이 차 안으로 튀고 샤인머스캣이 뒤섞여 있는 모습 /사진=보배드림 캡처
교통사고로 유리 파편이 차 안으로 튀고 샤인머스캣이 뒤섞여 있는 모습 /사진=보배드림 캡처
대학생인 작성자 A씨는 광주에서 샤인머스캣을 재배하는 부모님이 추석 전 출하 상품을 납품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대신 판매에 나선 상황이었다.

그는 지난 11일 보배드림에 가입해 현재 사정을 설명하고 판매 장소와 가격 등을 밝혔다. 부모님이 정성 들여 재배한 샤인머스캣의 수확 시기를 놓칠까 봐 걱정됐고, 원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니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A씨는 "사고 당시엔 경황이 없어서 상품에 관해선 전혀 생각할 수 없었으나 두 분 다 조금씩 호전되고 있어서 동생과 함께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자 판매를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택배 작업은 해본 적이 없어서 더욱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네티즌들은 직접 농장을 방문해 구매하는 등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농장 방문 및 샤인머스캣 구매 인증샷을 올리는 이들도 있었다. 댓글로도 "직장과 가까우니 꼭 들리겠다", "마음씨가 기특하다", "글 읽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이다" 등의 응원을 보냈다.

샤인머스캣은 하루 만에 거의 '완판'됐다. 전국에서 도움의 손길이 쇄도한 결과 A씨는 준비 수량을 거의 다 판매하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모, 삼촌들 덕에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부모님께서 일년 내내 애지중지 정성껏 키우신 상품이 버려지지 않게 된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데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부모님께서도 정말 너무 고마워하신다"고 인사했다.이어 "주말까지 와주신다고 하신 분들이나 구입하지 못하신 분들까지 모두 챙겨드리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저의 미숙함으로 인해 많은 성원에 제대로 보답해드리지 못한 것 같아 송구스럽다"면서 "나중에 혹시 기회가 된다면 택배도 보낼 수 있도록 부모님과 의논 후 대안을 꼭 마련해보도록 공부하고 노력해보겠다"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