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 중형 암모니아선 세계 첫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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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척당 7800만弗에 2척 계약HD현대의 조선 중간지주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중형 암모니아 추진선을 수주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이후 차세대 선박으로 주목받는 메탄올과 암모니아선 시장에서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세대 선박 시장서 치고나가
삼성重·한화오션 2025년 상용화
HD한국조선해양은 벨기에 해운사 엑스마르로부터 수주한 4만5000㎥급 중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두 척에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엔진을 적용한다고 16일 발표했다.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월 이 선박을 수주할 때 LPG와 디젤을 모두 쓰는 이중연료 추진엔진으로 계약했으나, 이번에 암모니아·디젤 이중연료로 조건을 변경했다. 처음엔 척당 7300만달러에 계약했으나, 엔진을 바꾸면서 척당 7800만달러로, 500만달러를 더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따게 되면 향후 수주에도 유리해진다.
이번 선박은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돼 2026년 5월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LPG뿐 아니라 암모니아도 운송할 수 있는 선박이다. 기존 LNG 운반선처럼 화물을 엔진 연료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암모니아는 연소할 때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무탄소 연료다. 액화수소는 수소를 영하 250도로 압축해야 하는 반면 암모니아는 영하 34도로 운반할 수 있어 경제성과 공급 안정성 등 측면에서 유리하다. 암모니아만 이용하는 선박은 탄소 배출량이 ‘제로(0)’여서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충족한다.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아직 건조 계약을 맺진 않았지만, 2025년 암모니아 선박을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다. 삼성중공업은 말레이시아 선사 MISC, 만에너지솔루션 등과 함께 2024년까지 암모니아 추진 엔진을 개발하기로 했다. 만에너지가 엔진 개발을 마무리하면 MISC가 삼성중공업에 암모니아 추진선을 발주하는 형태다.
한화오션도 2020년 영국 로이드선급으로부터 암모니아 추진 컨테이너선에 대한 기본인증을 받았다. 컨테이너선은 다른 선박보다 건조 과정이 복잡해 이후 일반 선종에 설계를 적용하긴 더 쉬울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