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총선, 反EU 외친 극우 참패

8년 만에 정권 교체…중도 승리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 이어갈 듯
15일(현지시간) 폴란드 하원 총선거에서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야권연합을 이끄는 도날트 투스크 전 총리가 승리의 V자를 그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치러진 폴란드 하원 총선거에서 3개 정당이 모인 야권연합이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8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입소스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집권해온 민족주의 성향 보수 정당인 법과정의당(PiS)은 36.8%를 득표하는 데 그쳐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민족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극우 정당인 자유독립연맹당의 득표율도 6.2%에 그쳤다. 두 정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해도 의석 과반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반면 야권연합은 과반을 확보하며 선전했다. 제1 야당인 중도성향시민연합(KO)은 31.6%, 또 다른 중도 정당인 제3의길(PSL)은 13%를 득표했다.

폴란드 하원 의석수는 전체 460석이다. 3개 야권연합은 득표율 53.2%로 과반 의석 확보(248석)가 유력하다. 집권당 PiS와 자유독립연맹당은 연립정부를 구성하더라도 212석에 그칠 전망이다. 야권연합을 이끄는 도날트 투스크 전 총리는 “민주주의가 이겼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폴란드인 대부분이 수십 년간 지배해온 공산주의에서 민주주의를 탄생시킨 1989년 총선만큼 이번 총선을 중요하게 여겼다. 유럽연합(EU)에서도 이번 선거를 주시했다. 우크라이나 지원과 EU 정책에 반대하는 극우 성향 자유독립연맹당이 PiS와 연정을 이룰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PiS도 2015년 집권한 이후 EU와 마찰을 빚어왔고, 폴란드의 EU 탈퇴를 뜻하는 ‘폴렉시트’를 택할 거란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야권연합이 승리를 거두면서 폴란드와 EU의 관계가 원만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