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소기업이 다 쓴다는 이 프로그램…"주가 80% 오른다"

HSBC, 中 침체 극복 테마로 '첨단제조주' 선정
中 중소기업 점유율 30% ERP기업 용우네트워크
태양광 인버터 점유율 23% 선그로우파워 등

부동산 불황에도 공산당 '첨단제조' 선호 여전
제조업 대출 규모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
"중진국함정 극복 위해 첨단산업 투자 늘릴 것"
지난달 25일 중국 귀주성 비제시 한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사과를 선별하고 있다. AFP
글로벌 금융기업 HSBC가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최대 80% 상승할 수 있는 중국 기업으로 제조업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용우네트워크테크놀로지를 꼽았다. 중국 공산당이 첨단 제조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6일 CNBC에 따르면 HSBC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선전증시에 상장된 첨단 제조업 종목 중 용우네트워크테크놀로지, 선그로우파워, 메이디그룹 3개를 매수 등급으로 추천했다. HSBC는 전사적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고객관계관리(SCM) 등 제조업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인 용우네트워크테크놀로지의 주가가 30.5위안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13일 종가보다 80% 높은 수치다.

시장조사업체 천마그룹에 따르면 용우네트워크테크놀로지는 중국 중소기업 ERP 시장의 30%를 차지하며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대기업 ERP 시장에서는 글로벌 ERP 기업인 SAP(33%)와 오라클(20%)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점유율(14%)을 갖고 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 등에 230개 지점을 확보한 글로벌 기업이기도 하다.

선그로우파워는 1997년 설립된 태양광 인버터 개발·제조사다. 태양광 인버터는 태양광 패널에서 생성되는 직류 전력을 상업용 전력망에 쓰이는 교류 전력으로 변환하는 제품이다. 시장조사업체 PV매거진에 따르면 지난해 태양광 인버터 시장에서 선그로우파워는 선두 화웨이(29%)에 이어 23%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HSBC는 선그로우파워 목표 주가로 13일 종가인 87.76위안보다 70% 높은 147위안을 제시했다. 메이디그룹은 광둥성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 가전업체다. 요리, 청소, 세탁, 조리 기구와 에어컨 등 다양한 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포춘이 선정하는 500개 글로벌 기업 중 245위에 올랐다. 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하는 자동화 및 인공지능(AI) 우수 기업인 '글로벌 등대 네트워크'에도 선정됐다. HSBC는 메이디그룹이 13일 종가 대비 27% 높은 70위안까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딩쉐샹 중국 국무원 상무 부총리가 지난 13일 광둥성 선전시 시찰 중 펑청실험실을 방문하고 있다. 신화통신
HSBC가 중국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첨단 제조업 기술주를 추천하는 이유는 현재 중국 공산당의 경제성장 전략에 있다. 첨단 제조업 육성은 중진국 함정(개발도상국의 경제 성장이 중진국 수준에서 장기간 정체하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공산당의 핵심 전략이다. 공산당은 지난 2015년 '중국 제조 2025'를 발표하며 이러한 전략을 공식화했다.

이러한 전략은 사실상 당의 통제 아래에 있는 중국 인민은행의 대출 데이터에서도 나타난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제조업 대출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으며 이는 전체 대출 증가율이 오르는 속도보다 빠르다고 밝혔다. 루이스 루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고부가가치 제조업과 친환경 및 첨단 기술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것은 중진국 함정을 벗어나기 위한 세 가지 전제 조건인 생산과 고용의 전문화, 혁신 증가, 신기술에 적응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의 변화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중국은 여전히 제조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며 재생 에너지 및 친환경 기술과 같은 성장 분야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