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담금만 5억" 청산 내몰린 집주인들…해외에선 어떨까 [최원철의 미래집]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사진=한경DB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상계주공5단지' 아파트가 조만간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것 같다고 합니다. 전용 37㎡ 단일 평형 840가구로 구성돼 있는데, 35층 996가구로 탈바꿈한다고 합니다.

시공사가 제시한 공사비인 3.3㎡(평)당 650만원으로 계산하면 조합원 분담금은 전용 59㎡의 경우 3억~4억원, 전용 84㎡는 5억~6억원대로 추산됩니다. 분담금 부담이 커 청산하는 집주인들이 많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비용 부담에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리모델링으로 준공한 단지는 10여개에 불과할 정도로 사업성이 없는 게 사실입니다. 오히려 분양가구수가 줄어 분담금은 더 많이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기존에 살던 원주민들은 계속 밀려나는 상황입니다.

해외에선 어떨까요. 미국이나 유럽에선 최소 100년에서 1000년된 건축물 외관은 대부분 유지하고 필요한 부분만 현대식으로 바꿉니다. 현대식 건축기술을 활용해 건물을 재활용하는 것입니다.미국 맨하튼 소호(SOHO)지역에 가면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주거단지들이 있습니다. 아주 오래된 빌라이지만 내부는 아주 멋지게 꾸며놓고 있습니다. 파리, 런던, 로마에서도 오래된 건축물들이지만 내부는 너무나 화려하고 멋진 공간으로 꾸밉니다. 요즘은 건축기술이 발전해 왠만하면 구조체나 건축물 그대로 놔두고도 얼마든지 공간을 재탄생시킬 수 있습니다.

주차장 문제, 녹물이 나오는 설비 배관문제들도 최신공법들을 통해 해결이 가능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현대백화점 코엑스몰점의 경우 지하 2층까지 밖에 없던 주차장을 백화점 운영하면서 지하 4층까지 지하증축을 했습니다.

국내 아파트는 대부분 벽식구조로 설비 배관들이 매립돼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대수선이나 증축을 활용해 아파트 외부에 추가 공간을 만들어 새로운 설비를 넣도록 하고 외부는 깔끔하게 마감을 하도록 하면 됩니다.전세계적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를 뜻하는 ESG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환경입니다. 부분 리모델링을 활성화해 ESG 정책에도 부합하고, 원주민들이 과도한 분담금때문에 쫓겨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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