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랩서 기업인력·교수·학생 공동연구…수도권 기업 경쟁력 높여

한국공학대 산학협력단
기술사업화센터
차세대 소재 개발·인재 양성…기술패권 경쟁서 앞서 달린다

미국의 고금리 정책 장기화와 주요 산유국의 감산 연장 조치로 국제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 환경이 녹록지 않다. 전문가들은 불확실한 경제 여건을 타개할 비책으로 차세대 소재 개발과 인재 양성을 주문하고 있다. 한국공학대는 대학이 보유한 오픈랩과 지역 기관 협력을 통해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높이면서 지역 경제 향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청주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정부 사업을 통해 반도체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수요에 맞는 교육 과정을 개발하며 인재 양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남대 차세대 배터리 소재 연구실은 소재 원천기술 및 공정 개발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반도체, 2차전지, 수소산업 등에 사용되는 불소화학소재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자체 개발한 장치를 이용해 최근 780개 기업에 1만7000건이 넘는 기술 지원을 수행했다. 치열한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사력을 다하고 있는 국내 각 분야 현장을 소개한다.
한국공학대 광산화물 반도체 오픈 랩에서 연구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한국공학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지역산업연계 대학 오픈랩 육성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 사업에 선정된 오픈랩(열린 실험실)을 통해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지역 기업에 이전하고 사업화를 추진했다. 그 결과 한국공학대가 있는 경기 시흥의 반월시화산업단지뿐만 아니라 수도권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한국공학대가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2008년부터 기업 인력과 교수 및 학생이 함께 상주하며 공동 연구를 수행하는 엔지니어링하우스(EH)를 운영해서다. 현재 62개 EH를 가동하고 있고, 이 가운데 기업 수요와 연구 역량을 고려해 6개의 오픈랩을 운영 중이다.
한국공학대는 오래전부터 오픈랩과 기관 협력을 통해 지역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기술 상용화에 앞장서왔다. 한국공학대의 기술 이전과 사업화를 전담하는 산학협력단 기술사업화센터는 조직을 산학협력 친화형으로 운영하면서 지역 인재의 이탈을 막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센터는 경기도 혁신네트워크 협의체(G-COIN)를 운영하며 다방면에서 성과를 냈다.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지역 수요를 발굴하고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매칭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센터가 이를 통해 노리는 효과는 네 가지다. 우선 ‘산학협력 생태계 구축’이다.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토대로 신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두 번째는 ‘연구 성과 사업화’다. 사업화를 통해 기업 성장을 지원하고 매출 증가를 꾀할 수 있어서다. 세 번째는 ‘대학-협력 기관 통합지원’이다. 대학 보유 기술의 공동이전·사업화를 촉진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한다. 네 번째는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 추진’이다. 사업화 포트폴리오 구축 등 특화 프로그램 지원을 추진해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센터는 지난해 경기지역 혁신기관, 기업협의체, 투자기관, 사업화전문회사 등 16개 주체와 업무협약(MOU)을 추진한 데 이어 올해는 8개의 신규 기관과 추가 MOU를 체결했다. 오는 27일에는 경기 안산 호텔스퀘어에서 오픈랩 혁신 기술설명회를 열어 성과 도출에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이 자리에선 한국공학대와 아주대,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의 오픈랩이 보유한 기술과 지역 내 혁신기관의 기술에 대한 공동 마케팅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학과 기업 간 인맥을 넓힐 수 있는 네트워킹 자리도 마련될 예정이어서 대학연구 성과 확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센터는 오픈랩에 참여하는 학생 연구원에게 산학공동 연구활동 및 다양한 교육 참여 기회를 제공해 기업에 필요한 맞춤형 인력 양성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형철 센터장
신형철 한국공학대 산학협력단 기술사업화센터장은 “해마다 학생이 줄어드는 데다 인재는 서울로만 향하고 있어 지역 대학의 위기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젊은 인재가 없으면 지역은 활기를 잃고 쇠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지 인재 육성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선진국은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중심으로 지역 기업과 협력을 통해 고용 창출 등의 효과를 달성한다”며 “센터는 선진국 사례처럼 수요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고, 대학의 성과를 중소기업과 공유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