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인간이 돼라"…與, '눈물의 기자회견' 이준석 맹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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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떼 쓰는 이준석의 시각일 뿐"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눈물을 흘리며 '용산 책임론'을 제기하자, 국민의힘은 '뜬금없이 정부를 공격하는 내용이라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울고 떼를 쓴다"는 격한 반응도 나왔다.
"뜬금없이 尹 정부 공격, 다소 의아"
'탈당 명분 쌓기'라는 시각도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7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 전 대표의 전날 기자회견에 대해 "모든 게 잘못됐다면서 울고 떼를 쓰는 이준석 전 대표의 시각일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장 최고위원은 "울기 전에 자신의 과오를 돌아보면서 눈물 한 방울 미리 흘렸으면 이준석 전 대표의 처지가 지금 같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준석 전 대표는 자기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는 눈물을 먼저 흘렸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갈등적 관계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안철수 의원처럼 어려운 선거인 걸 알면서도 여러 번 강서에 와서 헌신하고 고생한 분들을 그렇게 조롱하고 놀리는 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원들과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평가는 이미 끝난 것 같다"며 "정치인이 되기 전에 인간이 먼저 되라는 많은 요구를 당원들이 이준석 전 대표에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에 "안철수 대표에 대한 입장인 줄 알았는데 뜬금없이 윤석열 정부를 공격하는 성명서여서 다소 의아했다"고 했다.
특히 이 전 대표가 언급하다 눈물을 쏟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수사'와 관련해서는 "정부와 당에서 계속 그 부분에 대한, 수사 외압 주장에 대한 굉장히 다른 보이스가 있는데 그것을 마치 잘못된 것이라고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또 나오더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바로 직전에 소통관 1층 카페에서는 연신 웃는 모습을 보였다는 기사 내용도 봤다. 과연 그 진정성을 국민들이 받아들여 줄지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이준석, 국민의힘과 결별 명분쌓기?' 시선도
이 전 대표가 '눈물의 기자회견'을 연 것에 대해서는 결별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 전 대표가 '서울 노원병' 출마 대신 다른 길을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장예찬 최고위원은 "결별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인 것 같다"며 "서울 노원병에 출마하겠다는 분이 노원에 코빼기도 안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준석 전 대표가 노원병에서 이길 자신이 없기에 노원병 공천받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상범 의원은 이런 일각의 관측에 대해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서 얘기할 때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전 대표를 내치려 하느냐, 또는 헤어질 결심을 하는 것을 조장하느냐 많은 질문이 있었다"면서 "제가 일관되게 말하는 것은 국민의힘은 절대 이준석 대표가 어떤 형태를 취하든 간에 막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대표 공천에 대해선 ""분명히 당원권 정지가 내년 1월로 끝나는데, 이준석 대표가 당원권 정지가 (해제)되면 본인이 원하는 것을 국민의힘은 그대로 인정해 줄 것"이라며 "노원구에서 출마한다 그러면 경선을 거쳐서 경쟁력을 갖춘다면 당연히 출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거기서 전략공천만 세 번 받은 분이고 험지이기는 하지만 전략공천 세 번 받아서 안 됐으면 그것도 또한 문제가 있다"고 직격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지금의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고 (내년)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아무리 생각해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을 언급하면서는 "이러려고 집권했나, 그 질문을 우리가 해야 한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이 전 대표는 '탈당'에 관한 질문에는 "개인적 거취에 대해 오늘 언급하고 싶지 않다"며 "누가 인정하든 안 하든 저는 윤석열 정부 탄생에 책임이 있고, 노력했던 사람이다. 적어도 보수 정권이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