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라임펀드 조사 발표, 잘못 있다면 내가 책임"
입력
수정
"금감원 內 파견 검사, 정치보복용 아니다"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8월 말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등 3대 사모펀드 재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뭔가 잘못된 책임이 있다면 제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특정 야권 인사를 겨냥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실무진들이 형사처벌 위험을 감수해가며 업무를 처리하지 않는다"고 했다.
"라임펀드 발표 잘못된 책임 있다면 내가 책임"
이 금융감독원장은 17일 서울 여의도동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검찰이 금감원에 추가로 파견한 검사가 정치적 사건에 관여하는가"라는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이날 김 의원은 올초 검찰에서 금융감독원에 파견된 천재인 검사에 대해 금감원과 검찰이 함께 정치적 의도가 깔린 조사·검사를 할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금감원은 영장이 없이도 금융자료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검찰이 이를 활용해 야권을 겨냥한 수사를 벌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천 검사는 금감원에서 자본시장 담당 부원장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다. 천 검사의 파견으로 금감원엔 지난 10년래 처음으로 현직 검사 두 명이 상주하고 있다. 이 원장은 “지금 당장은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 대응이 시급하다보니 검찰 측에 사정을 해서 인력을 데려 왔고, 추가적으로 사모 CB 검사 등 할 일이 많다”며 “이에 대해 검찰 협조를 담당할 실무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금감원은 지난 8월 라임자산운용이 환매 중단 직전 다선 국회의원에게 특혜성 환매를 해준 정황을 발각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전직 국회부의장인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특혜 환매 의혹’ 펀드의 수익자로 알려졌다. 김상희 의원은 이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특혜성 환매는 모두 어불성설이며, 나는 수천만원의 손해를 보고 증권사의 권고에 따라 펀드를 팔았을 뿐”이라며 “이복현 금감원장이 내년 총선을 노리고 라임 사태 피해자들의 분노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김한규 의원은 “지난 8월 금감원이 사모펀드 태스크포스(TF) 재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굳이 ‘다선 국회의원이 투자자에 포함돼 있다’는 내용을 넣었고, 발표 수시간 뒤 언론이 이 의원이 야당 소속 국회의원이라고 보도했다”며 “앞서 나온 정치적 조사에 대한 우려가 실제로 발생한 것이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천 검사가 금감원의 자본시장 업무 관련해 검찰과의 조율 등을 담당하고 있어 업무에 참여하긴 했으나 사모펀드 TF 발표에 직접 관여한 바는 없다”고 했다.
‘천 검사가 TF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 특정 투자자 관련 내용을 포함시킬지 논의 등에 참여했는가’라는 질문에 이 원장은 “뭔가 잘못된 책임이 있다면 제가 책임질 문제고, 검사들은 그 부분에 관여하진 않았다”고 했다. 이 원장은 “수석부원장이 검찰과 관련한 조율 업무가 필요하거나 직접 법률 업무를 검토할 때 파견 검사가 (금감원의 업무에) 관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검사를 비롯해 금감원 실무자들도 자칫 잘못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처벌) 위험을 감수해가면서 업무를 처리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