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생명줄' 닿을까…이집트 구호차량 수백대 가자로 이동

블링컨 '미·이스라엘 구호 물품 제공 합의' 언급 맞물려 주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면전을 앞둔 이스라엘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이집트에서 대기 중이던 구호물자 차량이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라파' 국경 통행로로 이동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구호단체 관계자들은 이날 가자지구 인근 알아리시에서 가자지구 민간인들을 위한 구호물자를 싣고 기다리던 화물차 수백 대가 약 40㎞ 떨어진 라파 검문소를 향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구호단체 '메르살'을 운영하는 헤바 라셰드는 AFP에 "우리는 터미널에 도착했고 다음 단계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8일 가자지구에서의 지상전을 준비하는 이스라엘과 인근 아랍국가를 방문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블링컨 장관은 또한 미국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민간인에게 구호 물품을 제공하는 것이 합의했다고 말해 구호물자 반입이 가능해질지에 관심이 모인다.

앞서 전날 로이터통신은 이집트 소식통을 인용해 이집트와 이스라엘, 미국이 외국인 철수와 구호품 반입을 위해 일시 휴전하고 라파 검문소를 재개방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으나, 이스라엘 총리실이 곧바로 성명을 내고 이를 부인했다.

이에 따라 라파 검문소를 통해 가자지구에서 탈출하려 몰려든 주민 수백명과 가자지구로 들어가려던 구호물자 차량은 헛걸음을 해야 했다.이스라엘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받은 뒤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해 모든 물자와 전기 공급을 차단하고 하마스 근거지로 추정되는 시설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자지구에서는 물, 연료, 의약품이 바닥나고 유엔 구호도 중단돼 주민들은 탈출구도 생존 수단도 없는 재앙적 상황에 놓여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가자지구 병원에서 발전기를 돌릴 연료가 거의 다 떨어져 중환자실 인공호흡기나 신생아실 인큐베이터에 의존하는 환자 수천 명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며, 많은 주민이 질병을 감수하고 하수 등 더러운 물을 마시고 있다고 전했다.이런 상황에서 구호물자는 가자지구 주민들에게는 생명줄이나 다름없다고 구호단체들은 말한다.

이집트 적신월사 칼레드 자예드 대표는 알라이시에 의약품·의류 30만상자와 담요 4만장 등을 포함해 약 2천톤(t)의 구호물자가 대기중이라고 DPA통신에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