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1나노급 D램으로 초격차 지속"

이정배 메모리사업부 사장
"업계 최고 수준 집적도 달성
290단대 V낸드 내년초 양산"
삼성전자가 업계 최고 성능을 갖춘 11나노미터(㎚·1㎚=10억분의 1m)급 D램, 9세대 V낸드플래시를 개발해 메모리 반도체 ‘초격차’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사진)은 17일 삼성 반도체 뉴스룸 기고를 통해 “D램과 낸드플래시의 집적도를 ‘극한의 수준’으로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집적도를 높인다는 것은 D램 단위 면적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 수를 늘리고, 낸드플래시의 저장 공간인 셀의 단수를 높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보통 집적도가 향상되면 같은 면적의 웨이퍼에서 더 큰 용량의 칩을 더 많이 제조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D램을 선폭(회로의 폭) 11㎚대 공정에서 개발 중이다. 역대 D램 공정 중 가장 미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 사장은 “11㎚급 D램은 업계 최대 수준의 집적도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낸드플래시에선 ‘더블스택’ 구조를 활용한 9세대 V낸드(290단대로 추정)를 내년 초 양산할 계획이다. 업체들은 낸드플래시 개발 때 저장 공간인 셀을 많이 쌓아 성능을 극대화하는 ‘적층 경쟁’을 벌이고 있다.더블스택은 셀 간 연결을 돕는 구멍을 두 번 뚫어 낸드플래시를 만드는 것이다. 경쟁사들이 차세대 낸드플래시 제품 개발 때 활용하는 ‘트리플스택’보다 원가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기술에 대한 자신감도 나타냈다. 이 사장은 “10㎚급 이하 D램, 1000단 이상 낸드플래시에선 새로운 제품 구조와 소재의 혁신이 매우 중요하다”며 “3D(3차원) 적층 구조를 적용한 D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V낸드는 단수를 늘리면서도 높이는 낮추고, 셀 간 간섭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V낸드의 입출력 스피드를 극대화하기 위해 새로운 구조 도입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고용량 D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이 사장은 “향후 1테라바이트(TB) 용량의 모듈까지 구현할 수 있게 D램 솔루션을 확장해나갈 것”이라며 “최고 성능의 고객 맞춤형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고객사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오는 20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메모리 테크 데이 2023’을 열고 최신 메모리 반도체 기술과 제품, 미래 전략을 소개할 예정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