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소비·금리 상승에 '혼조'…엔비디아, 4% 넘게 '급락' [뉴욕증시 브리핑]

사진=REUTERS
뉴욕증시는 기업들이 실적이 양호한 가운데 강한 소비에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3.11포인트(0.04%) 오른 3만3997.65로 거래를 끝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43포인트(0.01%) 밀린 4373.2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4.24포인트(0.25%) 내린 1만3533.75로 장을 마감했다.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며 주요 3대 지수는 혼조세를 보였지만 중소형주인 러셀 2000지수는 강세를 보였다. 장 시작 전 발표된 소매판매·산업생산 등의 실물경제지표는 미국의 경제 펀더멘털이 여전히 견고함을 나타내며 국채수익률 상승을 촉발했다"고 말했다.

또 "미 상무부는 중국으로의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방안 발표하며 미중 무역갈등 심화 우려 키웠다"면서 "하지만 기업들의 호실적과 바킨 총재의 발언이 이를 상쇄하며 장 초반 낙폭을 축소, 장중 상승전환하기도 했지만 장 후반 하원의장 선출 실패와 국채수익률 상승폭 확대 등이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투자자들은 소매판매와 국채금리 움직임, 3분기 기업 실적, 지정학적 긴장 등에 주목했다.개장 전 발표된 소매판매가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채금리가 오름세를 기록했다.

미국의 9월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0.7% 늘어난 7049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3% 증가를 웃도는 수준이다. 전달 수치도 0.6% 증가에서 0.8% 증가로 수정됐다.

미국의 소비가 강한 모습을 유지하면서 미 중앙은행(Fed)의 추가 긴축 위험도 확대됐다. 10년물과 30년물 국채금리는 이달 초 기록한 2007년 이후 최고치 수준에 근접했다.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경제가 지표가 보여주는 것보다 더 약할 수 있으며 이러한 약세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다음 달 금리 결정과 관련해서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도 여전히 변수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8일 이스라엘을 전격 방문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그동안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충돌은 안전자산인 국채 가격을 끌어올려 금리를 낮추는 요인이 돼 왔다.지난주 JP모건을 시작으로 은행들의 실적이 긍정적으로 나온 가운데, 이날도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다.

그러나 골드만의 주가는 1% 넘게 하락했고, BofA는 2% 넘게 올랐다. 존슨앤드존슨은 예상치를 웃돈 실적에도 약 1% 밀렸고, 록히드마틴은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에도 0.2% 오르는 데 그쳤다.

미국이 사양이 낮은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대중 수출을 추가로 금지했다는 소식도 제기됐다.미 상무부는 미국 기업들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정을 강화해 저사양 AI칩에 대한 반도체 수출도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저사양 AI칩인 A800과 H800의 수출이 통제된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이 소식에 4% 넘게 하락했다. AMD와 인텔의 주가도 모두 1%대 하락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