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이스벨트'에 시에라리온도 참여…아프리카 55국 중 9곳서 통일벼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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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황근 농식품부 장관, 아프리카 현지서 최종 합의
아프리카에 통일벼 개량품종 심는 원조 프로젝트
2027년까지 연 3000만명분 쌀 생산
부산 엑스포 지지도 요청 'ODA 외교'

농림축산식품부는 16일(현지시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서아프리카 대서양 연안의 국가인 시에라리온을 방문 중인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이 줄리우스 마다 비오 시에라리온 대통령과 만나 시에라리온의 K-라이스벨트 참여를 공식화했다고 17일 밝혔다.지난 6월 재선에 성공한 비오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의 핵심 사업으로 자국 식량위기 극복을 위한 농업 생산성 향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정황근 장관과의 면담에서 비오 대통령은 "한국 같은 친구를 찾고 있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장관은 비오 대통령에게 "농업을 중심으로 기술과 인적 교류 등 여러 방면에서 시에라리온과 협력하겠다"며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에 대한 시에라리온의 지지도 요청했다.
정 장관은 비오 대통령과의 면담을 계기로 헨리 크파카 농업식량안보부 장관과 시에라리온의 쌀 생산성 증진을 위한 K-라이스벨트 협력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비오 대통령을 만나 식량안보 협력 확대를 제안한 이후 한 달만에 후속 성과가 가시화됐다.K-라이스벨트는 아프리카 국가에 한국의 쌀 재배 경험을 공유하고 벼 품종을 공급하는 ODA 사업이다. 정부는 통일벼와 아프리카 품종을 교잡해 만든 개량 품종 ‘이스리6’ ‘이스리7’ 등 다수확 품종을 현지에서 재배해 종자를 생산한 뒤 현지 농민에게 보급할 방침이다. 이 품종의 ha당 벼 수확량은 5~7t으로 아프리카 벼 품종(1.5t)에 비해 네 배가량 생산성이 높다.
당초 K-라이스벨트 프로젝트는 세네갈, 감비아, 기니, 가나, 카메룬, 우간다, 케냐 등 8개국으로 시작됐으나 이번에 시에라리온까지 참여하기로 하면서 참여국이 9개국으로 늘었다.
농식품부는 2027년까지 이들 국가에 43만ha의 쌀 생산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성공적으로 생산되면 예상 수확량은 연 200만t에 이른다. 3000만 명이 1년간 먹을 수 있는 규모다.
정 장관은 "시에라리온은 내전을 겪은 국가를 재건하면서 식량자급 달성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과거 한국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며 "이번에 시에라리온이 K-라이스벨트 9번째 참여국이 된만큼, 쌀을 중심으로 농업 협력 기반을 견고히 구축해 한국 농업의 국제 위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