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VIP에게만 문 여는 '이곳'에...故 박서보 작품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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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큐브 버몬지 프라이빗 뷰잉룸 & 수장고 르포영국 템즈강 남쪽 버몬지의 '메가갤러리' 화이트큐브는 미술 애호가들에게 상징적인 공간이다. 유럽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큰 상업 갤러리 공간이기 때문이다. 5440㎡(약 1600평)에 이르는 이 곳은 유명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 중엔 일반 관람객들은 들어갈 수 없는 '비밀 공간'도 있다. VIP만을 위한 프라이빗 뷰잉룸과 수장고다. 화이트큐브가 전세계에서 받아온 유명 예술가들의 신작, 과거 전시에 딱 한 번 나왔다가 자취를 감췄던 작품 등 진귀한 작품들이 여기에 있다. 특급 VIP에게만 문을 열어주는 이곳을 화이트큐브가 최근 한국경제신문에 공개했다. 지난 11~15일 열린 세계적 아트페어(미술품 장터) '프리즈 런던'을 맞아 VIP에게 선보이기 위해 마침 뷰잉룸을 새롭게 단장한 참이었다. 프라이빗 뷰잉룸에 들어서니 양 옆으로 3개씩, 총 6개의 공간이 보였다. 공간 하나하나가 웬만한 중소형 갤러리보다 컸다. 덕분에 높이 4m에 달하는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청동 조각 작품, 너비 6m의 안젤름 키퍼 회화 작품도 걸려 있다.각 공간에는 장 미셸 바스키아, 데미언 허스트, 안토니 곰리 등 유명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꽉 차 있었다. 하나같이 미술 시장에서 '핫한' 작가일 뿐 아니라, 미술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작가들이다.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최근 세상을 떠난 고(故) 박서보 화백의 작품이었다. 하나같이 화려하고 거대한 작품들 틈 속에서 고요하고 차분한 검은색이 돋보이는 가로 100㎝, 세로 80.5㎝의 작은 작품이었다. 제목은 '묘법 No. 010716'(2001). 화이트큐브 버몬지 관계자는 "2년 전 이곳에서 박서보 개인전을 열었을 때 나왔다가 지금까지 화이트큐브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박서보 화백과 화이트큐브의 인연은 이게 다가 아니다. 그는 최근까지 내년 화이트큐브에서 선보일 신문지 작품 전시를 위해 한창 준비 중이었다. 결국 전시를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지만, 화이트큐브는 예정대로 내년 전시를 열 계획이다.런던=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