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엄마들 빠진 'LA갈비' 정체…"매월 억대 매출 찍는다"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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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단계 과정을 거쳐 제품을 기획합니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아이템을 자체브랜드(PB) 제품으로 만든 게 충성 고객들을 잡은 비결이죠.”
간편식 커머스 플랫폼 윙잇의 임승진 대표는 한경 긱스(Geesk)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윙잇은 3000여 종의 간편식을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플랫폼과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 판매하는 스타트업이다. 프리미엄 한식 ‘고른’ 식단관리 브랜드 ‘랠리’ 한식 디저트 ‘방아당’ 등 10개의 PB를 만들어 간편식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11억원. 임 대표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150억원 가량 매출이 더 나올 것 같다”고 예상했다.
쿠팡이나 컬리 같은 대형 플랫폼에서도 간편식을 팔지만 '뾰족한' 제품을 내놓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윙잇은 간편식, 그중에서도 냉동 간편식에 집중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임 대표는 "처음부터 남들이 하지 않는 플레이를 해야한다고 보고 간편식에 특화해야겠다고 판단했다"며 "20여명의 간편식 MD들이 치열하게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게 윙잇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윙잇을 이용하는 고객층 중엔 '수용성(수원·용인·성남)'이라고 불리는 신도시 소비자들이 유독 많다. 간편한 것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보유하고 있지만 제품의 퀄리티는 놓치기 싫어하는 고객층이다. 임 대표는 "가격을 합리적으로 따지면서 퀄리티 낮은 제품은 꺼리는 고객들이 윙잇의 주 타깃"이라며 "쿠팡보다는 비싸지만, 컬리보다는 저렴한 포지션"이라고 설명했다. 윙잇이 개발해 시장에 유행시킨 ‘히트작’도 여러 개다. 대표적인 제품이 2020년 3월에 출시한 양념 LA갈비다. 고객 후기를 분석하고 데이터화해 기획했다. 출시 후 매월 꾸준히 억대 매출이 나오는 ‘효자 PB’다. 임 대표는 “기존 LA갈비는 비계가 많고 식감이 질기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포착했다”며 “비계를 손으로 다 떼고 파인애플로 연육 작업한 제품을 내놨더니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고 했다. K푸드로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끈 곤약 김밥, 젊은층에게 각광받았던 우유 백설기 등도 윙잇이 온라인에서 유행시킨 제품이다.
9년 동안 간편식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여러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정착시킨 프로세스다. 특정 히트 상품 판매에만 목맬 게 아니라 히트 상품을 꾸준히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놔야 회사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능력 있는 MD의 '감'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이들의 역량을 시스템으로 만들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다. 임 대표는 "창업 초기엔 MD 개인의 역량에 의해 매출이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를 평균화시키는 방법을 고민했다"며 "46단계의 PB출시 프로세스를 구축한 이유"라고 했다. 특정 상품 대상 마케팅을 하는 대신 윙잇 브랜드를 알리는 데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윙잇은 B2B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식당 등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간편식 등 식자재를 공급하는 사업을 올 초 시작했다. 요식업계 구인난이 심해지면서 간편식을 활용해 음식을 만드는 식당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B2B 서비스인 ‘윙잇 비즈’를 이용하는 사업장은 현재 1400곳이 넘는다. 임 대표는 “서울 강남에서 직접 식당도 운영하고 있다”며 “간편식으로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면서 시너지를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해외 13개국에 수출도 시작했다. 아시아 시장엔 국과 탕 중심의 한식 PB를, 북미와 오세아니아는 김밥, 떡 등 한식 디저트를 핵심 제품으로 내세웠다. 최근 미국 주요 유통 채널들로부터 약 11만t 규모(약 5만2000줄)의 냉동김밥 주문을 이끌어내 주목받기도 했. 곤약과 흑미, 귀리 등 건강한 원재료를 앞세운 점이 미국 시장에 통했다. 임 대표는 “해외에 특화된 전문 PB도 곧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간편식 커머스 플랫폼 윙잇의 임승진 대표는 한경 긱스(Geesk)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윙잇은 3000여 종의 간편식을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플랫폼과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 판매하는 스타트업이다. 프리미엄 한식 ‘고른’ 식단관리 브랜드 ‘랠리’ 한식 디저트 ‘방아당’ 등 10개의 PB를 만들어 간편식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11억원. 임 대표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150억원 가량 매출이 더 나올 것 같다”고 예상했다.
신도시 엄마들 홀린 간편식 브랜드
윙잇의 핵심 경쟁력은 내부에서 직접 기획한 간편식 PB제품들이다. PB제품의 수는 전체 상품의 10% 정도인 300여 종. 하지만 윙잇 매출의 60%가 PB에서 나온다. 임 대표는 “PB에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이 많은 게 윙잇의 특징”이라고 했다. 윙잇 플랫폼 내 재구매율은 70%에 달한다. 그만큼 윙잇 제품을 믿고 사는 소비자가 많다는 얘기다.쿠팡이나 컬리 같은 대형 플랫폼에서도 간편식을 팔지만 '뾰족한' 제품을 내놓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윙잇은 간편식, 그중에서도 냉동 간편식에 집중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임 대표는 "처음부터 남들이 하지 않는 플레이를 해야한다고 보고 간편식에 특화해야겠다고 판단했다"며 "20여명의 간편식 MD들이 치열하게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게 윙잇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윙잇을 이용하는 고객층 중엔 '수용성(수원·용인·성남)'이라고 불리는 신도시 소비자들이 유독 많다. 간편한 것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보유하고 있지만 제품의 퀄리티는 놓치기 싫어하는 고객층이다. 임 대표는 "가격을 합리적으로 따지면서 퀄리티 낮은 제품은 꺼리는 고객들이 윙잇의 주 타깃"이라며 "쿠팡보다는 비싸지만, 컬리보다는 저렴한 포지션"이라고 설명했다. 윙잇이 개발해 시장에 유행시킨 ‘히트작’도 여러 개다. 대표적인 제품이 2020년 3월에 출시한 양념 LA갈비다. 고객 후기를 분석하고 데이터화해 기획했다. 출시 후 매월 꾸준히 억대 매출이 나오는 ‘효자 PB’다. 임 대표는 “기존 LA갈비는 비계가 많고 식감이 질기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포착했다”며 “비계를 손으로 다 떼고 파인애플로 연육 작업한 제품을 내놨더니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고 했다. K푸드로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끈 곤약 김밥, 젊은층에게 각광받았던 우유 백설기 등도 윙잇이 온라인에서 유행시킨 제품이다.
46단계 제품 개발 프로세스 구축한 이유
고객 설문과 검색어 트래킹, 인공지능(AI) 분석 등을 통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46단계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주 단위로 리포트를 만들어 식품 트렌드와 고객 반응을 체크한다. 임 대표는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제품을 선별해 PB를 만들어 자체 플랫폼에 선보이고 인기를 끌면 다른 플랫폼으로 판매처를 확대하는 시스템”이라며 "해외 수출까지 이어진 제품의 경우 여러 차례 검증을 거친 오디션 우승자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9년 동안 간편식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여러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정착시킨 프로세스다. 특정 히트 상품 판매에만 목맬 게 아니라 히트 상품을 꾸준히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놔야 회사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능력 있는 MD의 '감'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이들의 역량을 시스템으로 만들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다. 임 대표는 "창업 초기엔 MD 개인의 역량에 의해 매출이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를 평균화시키는 방법을 고민했다"며 "46단계의 PB출시 프로세스를 구축한 이유"라고 했다. 특정 상품 대상 마케팅을 하는 대신 윙잇 브랜드를 알리는 데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K김밥 만들어 미국에 11톤 수출
임 대표는 앞으로 간편식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지금까지 3040 여성이나 1인가구가 간편식을 많이 이용했다면 이젠 자녀들을 독립시킨 5060세대도 간편식으로 넘어오는 추세”라고 했다. 원래 10% 안팎이었던 남성 고객 비중도 최근 25%까지 늘었다. 간편식 소비층이 다양화되는 모습이다.윙잇은 B2B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식당 등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간편식 등 식자재를 공급하는 사업을 올 초 시작했다. 요식업계 구인난이 심해지면서 간편식을 활용해 음식을 만드는 식당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B2B 서비스인 ‘윙잇 비즈’를 이용하는 사업장은 현재 1400곳이 넘는다. 임 대표는 “서울 강남에서 직접 식당도 운영하고 있다”며 “간편식으로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면서 시너지를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해외 13개국에 수출도 시작했다. 아시아 시장엔 국과 탕 중심의 한식 PB를, 북미와 오세아니아는 김밥, 떡 등 한식 디저트를 핵심 제품으로 내세웠다. 최근 미국 주요 유통 채널들로부터 약 11만t 규모(약 5만2000줄)의 냉동김밥 주문을 이끌어내 주목받기도 했. 곤약과 흑미, 귀리 등 건강한 원재료를 앞세운 점이 미국 시장에 통했다. 임 대표는 “해외에 특화된 전문 PB도 곧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