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프라이드영화제 내달 2일 개막…39개국·116편 상영

개막작은 영국 영화 '펨므'…성소수자의 복수 다뤄
김조광수 집행위원장 "멜로에서 호러·스릴러·코미디까지 장르 다양" 국내 최대 퀴어 영화 축제인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가 다음 달 2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간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다.

제13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18일 동작구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 기자간담회 열고 올해 영화제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영화제에선 전 세계 39개국에서 온 116편의 퀴어 관련 영화를 상영한다.

메가박스 성수에서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로 장소를 다시 옮기면서 상영관과 상영작 수가 다소 줄었지만, 프리미어 작품 수는 예년보다 늘었다고 집행위원회는 설명했다.

월드 프리미어 영화 27편을 비롯해 아시아 프리미어 13편, 한국 프리미어 3편 등이다. 개막작은 샘 H. 프리먼, 응춘핑 감독의 영국 영화 '펨므'다.

끔찍한 동성애 혐오 공격으로 삶이 파괴된 남자가 복수를 꿈꾸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승환 프로그래머는 "성소수자에게 폭력성을 드러내는 디나이얼 게이(스스로 동성애자임을 거부하는 동성애자)를 향한 복수를 담은 작품"이라며 "다른 사람의 이해를 구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밑바닥까지 모두 드러내는 세계 퀴어영화 트렌드를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김조광수 집행위원장은 "과거 퀴어영화는 '우리도 사랑이다'를 보여주는 멜로가 주를 이뤘다"며 "하지만 올해 한국 상영작을 보더라도 호러·스릴러·코미디·휴먼 드라마 등 장르가 확대됐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퀴어 영화의 편수도 크게 늘었다.

올해 단편 출품작은 107편으로 영화제 초기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폐막작은 패션 잡지 '데이즈드 코리아' 이겸 편집장의 감독 데뷔작인 '아메랄드'다.

과거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19살 동갑내기 네 소년의 이야기를 패션과 음악을 넣어 표현했다.

'오픈 프라이드' 섹션에서는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와 손잡고 금지된 사랑을 주제로 7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이 섹션은 성소수자 외 사회적 소수자들의 권리를 담은 작품을 상영하는 섹션이다.

이외에 동유럽 퀴어영화를 살펴보는 '슬로베니아 단편 컬렉션', 국내 최초로 커밍아웃 후 활동을 이어가는 이송희일 감독의 마스터 클래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가 2019년부터 발간한 한국퀴어영화사 시리즈의 영문판인 '한국퀴어영화전집'도 선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