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병원 참사에 헤즈볼라 '분노의 날'…확전 우려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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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이스라엘 국경서 교전 격화…헤즈볼라 5명 사망
가자지구 피해 커지면 이슬람 무장세력 도미노 참전 가능성
미 국무부, 레바논 여행경보 '여행 금지'로 상향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불확실한 국면에 빠져든 가운데 레바논 무장조직 헤즈볼라의 개입으로 중동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튿날인 지난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하며 이미 제2의 전선을 형성했다.
양측은 가자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공격을 주고받으며 전면전을 피해 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 등으로 가자지구 전선이 격화할 경우 헤즈볼라를 비롯한 친이란 무장세력들 역시 공세의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특히 17일 가자시티 알아흘리 병원 폭발로 수백 명이 숨지면서 중동 이슬람권의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헤즈볼라는 "내일(18일)을 적에 대한 분노의 날로 삼자. 거리와 광장으로 즉시 가서 격렬한 분노를 표출하라"고 촉구했다.
레바논 베이루트 미국 대사관 앞에서는 시위대가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이스라엘에 죽음을", "레바논에서 복수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은 격해지고 있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가 발생한 17일 이스라엘군과 교전으로 헤즈볼라 대원 5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 영토에 침투하려던 대원들을 사살했다고 밝혔다.이날 사상자는 양측이 국경지대에서 충돌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았다.
헤즈볼라는 지금까지 이스라엘과 교전으로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을 둘러싼 긴장감이 높아지자 미국 정부는 레바논과 관련한 경보 수위를 끌어올렸다.
미 국무부는 이날 레바논 여행경보를 기존 3단계 '여행 재고'에서 최고인 4단계 '여행 금지'로 상향 조정했다고 AFP 등 외신이 전했다.
국무부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를 비롯한 무장세력의 로켓, 미사일, 포격 공방과 관련한 예측할 수 없는 안보 상황 때문에 레바논 여행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 국무부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미국대사관에 있는 비필수 직원과 가족들이 레바논을 잠정적으로 떠나는 것을 허용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 열흘 동안 가자지구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분위기였다.
이스라엘 국가안보 담당 부보좌관을 지낸 오르나 미즈라히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의 주의를 분산시키면서도 전면전은 피하려고 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가자지구가 파괴되고 팔레스타인인 사상자가 늘어날수록 헤즈볼라 지지자들 사이에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NYT는 내다봤다.
전 레바논 보안 책임자인 이브라힘 장군은 하마스 지도부를 제거하려는 이스라엘의 노력과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헤즈볼라의 '레드라인'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헤즈볼라가 보유한 로켓 13만∼15만기 가운데 일부는 공군기지 등 이스라엘 군사시설에 대한 정밀타격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2006년 이후 이슬람국가(IS)와 싸우면서 헤즈볼라 대원들의 전투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보고 있다.피라스 막사드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헤즈볼라의 군사 장비와 능력은 하마스에 비해 압도적"이라며 레바논과 전면전은 이스라엘 역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전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마스보다 전력이 월등한 헤즈볼라가 본격 참전할 경우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무장조직들이 도미노처럼 뛰어들어 중동전쟁으로 확전할 수 있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부인해온 이란은 사태에 개입할 의사를 시사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을 향해 "팔레스타인인들을 겨눈 범죄와 관련해 심판받아야 한다"며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NYT는 "가자지구와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예멘의 무장세력들은 이란이나 헤즈볼라에서 비슷한 훈련을 받았고 이제는 같은 팀으로 간주된다"며 "이란이 이 네트워크를 주도하지만 집행하는 건 헤즈볼라"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가자지구 피해 커지면 이슬람 무장세력 도미노 참전 가능성
미 국무부, 레바논 여행경보 '여행 금지'로 상향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불확실한 국면에 빠져든 가운데 레바논 무장조직 헤즈볼라의 개입으로 중동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튿날인 지난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하며 이미 제2의 전선을 형성했다.
양측은 가자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공격을 주고받으며 전면전을 피해 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 등으로 가자지구 전선이 격화할 경우 헤즈볼라를 비롯한 친이란 무장세력들 역시 공세의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특히 17일 가자시티 알아흘리 병원 폭발로 수백 명이 숨지면서 중동 이슬람권의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헤즈볼라는 "내일(18일)을 적에 대한 분노의 날로 삼자. 거리와 광장으로 즉시 가서 격렬한 분노를 표출하라"고 촉구했다.
레바논 베이루트 미국 대사관 앞에서는 시위대가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이스라엘에 죽음을", "레바논에서 복수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은 격해지고 있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가 발생한 17일 이스라엘군과 교전으로 헤즈볼라 대원 5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 영토에 침투하려던 대원들을 사살했다고 밝혔다.이날 사상자는 양측이 국경지대에서 충돌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았다.
헤즈볼라는 지금까지 이스라엘과 교전으로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을 둘러싼 긴장감이 높아지자 미국 정부는 레바논과 관련한 경보 수위를 끌어올렸다.
미 국무부는 이날 레바논 여행경보를 기존 3단계 '여행 재고'에서 최고인 4단계 '여행 금지'로 상향 조정했다고 AFP 등 외신이 전했다.
국무부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를 비롯한 무장세력의 로켓, 미사일, 포격 공방과 관련한 예측할 수 없는 안보 상황 때문에 레바논 여행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 국무부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미국대사관에 있는 비필수 직원과 가족들이 레바논을 잠정적으로 떠나는 것을 허용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 열흘 동안 가자지구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분위기였다.
이스라엘 국가안보 담당 부보좌관을 지낸 오르나 미즈라히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의 주의를 분산시키면서도 전면전은 피하려고 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가자지구가 파괴되고 팔레스타인인 사상자가 늘어날수록 헤즈볼라 지지자들 사이에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NYT는 내다봤다.
전 레바논 보안 책임자인 이브라힘 장군은 하마스 지도부를 제거하려는 이스라엘의 노력과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헤즈볼라의 '레드라인'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헤즈볼라가 보유한 로켓 13만∼15만기 가운데 일부는 공군기지 등 이스라엘 군사시설에 대한 정밀타격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2006년 이후 이슬람국가(IS)와 싸우면서 헤즈볼라 대원들의 전투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보고 있다.피라스 막사드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헤즈볼라의 군사 장비와 능력은 하마스에 비해 압도적"이라며 레바논과 전면전은 이스라엘 역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전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마스보다 전력이 월등한 헤즈볼라가 본격 참전할 경우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무장조직들이 도미노처럼 뛰어들어 중동전쟁으로 확전할 수 있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부인해온 이란은 사태에 개입할 의사를 시사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을 향해 "팔레스타인인들을 겨눈 범죄와 관련해 심판받아야 한다"며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NYT는 "가자지구와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예멘의 무장세력들은 이란이나 헤즈볼라에서 비슷한 훈련을 받았고 이제는 같은 팀으로 간주된다"며 "이란이 이 네트워크를 주도하지만 집행하는 건 헤즈볼라"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