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공격이 실적 타격까지…몸값 높아지는 사이버보안주

사진 로이터
미국 나스닥에서 사이버보안주 몸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기업·기관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사이버공격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산업별 디지털전환 영향으로 기업들의 사이버보안 기회 비용이 커진 만큼 이들 기업의 보안 서비스 수요도 늘고 있다.

17일(미국 현지시간) 나스닥에서 사이버보안 소프트웨어 기업 팔로알토네트웍스는 0.084% 오른 261.7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 기업은 지난 한달간 9.11% 올랐다. 올 들어 주가 상승폭은 89.05%에 달한다. 클라우드 보안기업 지스케일러는 지난 한달간 주가가 11.36% 뛰어 172.29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기간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12.09%, 옥타는 3.62% 올랐다. 이 기간 나스닥지수가 1.29%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들 기업은 사이버 보안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를 다른 분야 기업들에게 제공한다. 제조·유통·운영 등을 온라인 플랫폼이나 클라우드로 관리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팔로알토네트웍스는 지난 5~7월 분기매출이 19억5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6% 늘었다. 지스케일러의 5~7월 매출액은 전년대비 43% 증가한 4억5500만달러였다.지난 10일엔 글로벌 투자은행(IB) 바클레이즈가 지스케일러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176달러에서 190달러로 올려잡았다. 앞으로 지스케일러의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 더 늘어날 것이란 예상에서다.

최근 기업 대상 사이버공격 규모와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는 점도 사이버보안주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구글은 자사 클라우드 네트워크가 지난 8월 하순부터 전례없는 수준의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받고 있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기존 최대 규모였던 작년 공격보다 트래픽(데이터 통신량)이 일곱 배 이상 많다는 설명이다. 디도스 공격은 특정 서버에 대규모 통신량을 한꺼번에 일으켜 서비스 체계를 마비시키려는 사이버공격을 뜻한다. 아마존도 비슷한 유형의 디도스 공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가 둔화하더라도 각 분야 기업들이 사이버보안 투자를 줄이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수시간 웹사이트가 먹통이 되는 정도에 그쳤던 이전과 달리 실적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미국 생활용품기업 클로락스는 지난 8월 발생한 사이버공격으로 7~9월 분기실적이 상당폭 타격을 입을 전망이라는 예상을 지난 4일 내놨다. 일부 시스템 운영이 중단돼 주문 처리 등을 수동으로 전환하면서 매출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클로록스는 “그간 비용 절감책과 공급망 최적화 등을 통해 쌓은 매출 효과를 사이버공격이 완전히 무효화했다”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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