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점도표 1년만에 '금리 인하' 언급…금통위원 전망 어떻게 변했나 [강진규의 BOK워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왼쪽)가 23일 서울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연 3.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 총재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물가가 한은이 예상하는 대로 둔화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19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리 인상 가능성만 언급하던 금통위에서 인하 가능성이 제시된 것은 처음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3개월 후 금리 수준을 묻는 질문에 "금통위원 6명 중 1명이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고 낮출 수도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한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다른 5명의 의견은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고, 목표수준 수렴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긴축강도를 강화해야할 필요성이 있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한다"는 것이었다.이번 금통위원의 향후 금리 전망에서 인하 가능성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재를 제외한 여섯명의 금통위원들의 3개월 후 금리 수준에 대한 판단이 공개된 것은 지난해 11월부터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공개하는 정책금리 점도표의 한국 버전으로 이창용 총재가 처음 공개했다.

이후 이번 금통위까지 8차례 K점도표가 공개됐다. 지난 1년간의 점도표 변화는 아래와 같다.

기준금리가 연 3.25%로 인상된 작년 11월에는 금통위원들은 1명이 향후 기준금리를 연 3.25%로 동결해야한다고 봤다. 3명은 연 3.5%로 한차례 추가 인상, 2명은 연 3.75%까지 두차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올 1월에는 기준금리를 연 3.5%로 올린 후에는 동결과 추가인상이 3대 3으로 갈렸다. 연 3.5% 동결 의견이 3명, 연 3.75%로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이 3명이었다. 인하 가능성은 언급되지 않았다.이어 2월부터 이달까지 6차례 금통위에선 기준금리가 연 3.5%로 동결됐다. 2월과 4월 회의에서는 5명의 금통위원이 연 3.75%를, 1명이 연 3.5% 동결을 3개월 후 금리로 제시했다. 5월과 7월, 8월에는 전원이 연 3.75%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했다.

그러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이 나온 것이다. 다만 이 총재는 해당 금통위원의 발언에 대해 "금리를 내리자고 한 것은 아니다"라며 "물가 위험도 있고, 성장하방도 있기 때문에 금리를 내리는 옵션도 열어놔야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기간 금통위원 구성은 몇차례 변화가 있었다. 올해 2월 금통위까지 금리 결정에 참여했던 주상영 금통위원과 박기영 금통위원의 임기가 만료돼 4월 박춘섭 금통위원과 장용성 금통위원으로 교체됐다. 8월에는 당연직 위원인 부총재 인사가 나면서 이승헌 금통위원이 유상대 금통위원으로 바뀌었다. 위원장인 이창용 총재를 비롯해 조윤제·서영경·신성환 금통위원은 이기간 모든 금통위 의사결정에 참여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