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앞에서 달린 '사막여우' 임희정…4명이 1타차 추격 '대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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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상금 12억 올시즌 마지막 메이저급 대회- 1라운드
임희정, 교통사고 딛고 완벽 부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 쓸어 담아
박결·김수지 등 6언더파 2위
이예원, 박지영과 대결서 판정승
그때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이 올해까지 이어졌지만 임희정은 아무렇지 않은 척 대회를 뛰었다. 그러나 등과 손목 통증이 계속됐고 시즌 중반까지 커트 탈락과 기권을 반복했다. 지난 7월엔 한 달을 통째로 쉬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임희정은 “내가 인생에서 내린 결정 중 가장 큰 결단이었다”고 했다.복귀 후 서서히 경기력을 끌어올린 임희정이 19일 완벽하게 부활한 모습을 보여줬다. 임희정은 이날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CC(파72·660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상인·한국경제TV 오픈 2023’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쓸어 담으며 7언더파 65타를 쳤다. 네 명이 몰려 대혼전이 빚어진 공동 2위 그룹을 1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로 첫 번째 라운드를 마쳤다.
올 시즌 첫 승이자 지난해 6월 한국여자오픈 이후 1년4개월 만에 우승 기회를 맞은 임희정은 이제야 부진의 원인을 털어놨다. 임희정은 “몸이 붓고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다”며 “선수 생활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실력이 아닌 것 같은 결과를 받아들이는 게 정말 어려웠다”고 했다.
임희정은 이날 흠잡을 데 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92.8%(13/14)에 달했다. 주무기인 아이언도 살아났다. 이날 그린 적중률은 83.3%였다. 이 대회 전까지 그의 시즌 평균 그린 적중률은 68.3%로 전체 64위에 불과했다. 임희정은 “(교통사고 전) 감으로 돌아온 것 같다”며 “러프가 긴 곳이 꽤 있었기 때문에 페어웨이를 지키는 데 신경을 썼고 이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지영은 비록 이예원에게 밀렸지만 막판 뒷심을 보여주며 이름값을 했다. 박지영은 이날 첫 5개 홀에서 보기 4개를 쏟아내며 최하위권으로 뒤처졌지만 남은 홀에서 버디 6개를 추가하는 집중력을 발휘해 순위를 50계단 넘게 끌어올렸다.
양주=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