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투자 '낙수 효과'에 장비社 신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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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리포트배터리 장비업계가 국내 배터리 3사의 설비증설 특수(特需)로 분주하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이 경쟁적으로 설비를 확충하고 나서면서 장비업계에 일감이 쏟아지는 것이다.19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장비 업체들은 최근 국내외 배터리 셀 기업의 설비 투자에 따른 장비발주서(PO)를 잇달아 받고 있다. 최근 두 달 새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JV)인 얼티엄셀즈 3공장과 삼성SDI·스텔란티스 JV인 스타플러스에너지 1차 발주에 따른 수주가 집중됐다. SK온은 포드와의 JV인 블루오벌SK 켄터키 2공장 발주, 현대자동차와 짓는 JV 장비사 선정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LG에너지솔루션은 연말께 주요 장비사에 대규모 장비를 발주할 전망이다. 얼티엄셀즈 3공장에 50기가와트시(GWh), 미시간 단독공장 증설에 20GWh, 스텔란티스 JV인 넥스트스타에너지에 49GWh, 혼다와의 JV인 L-H배터리컴퍼니에 40GWh 규모의 공장 건설이 예정돼 있어서다. LG에너지솔루션 공급망에서는 윤성에프앤씨, 제일엠앤에스, 씨아이에스, 디이엔티, 코윈테크, 아바코, 티에스아이, 에이프로, 나인테크, 디에스케이 등이 주요 협력사로 꼽힌다.
K배터리 3社 국내외 증설 러시
윤성에프앤씨·제일엠앤에스 등
북미 예상 수주액 22조원 넘어
"韓 장비사, 신속 대응이 강점"
스텔란티스 JV인 스타플러스에너지 1공장에 33GWh 장비 공급이, 2027년 초 2공장에 34GWh 장비가 가동될 예정인 삼성SDI와는 제일엠앤에스, 한화모멘텀, 하나기술, 씨아이에스, 원익피앤이, 필에너지, 이노메트리, 엔시스, 갑진, 엠오티 등이 손을 맞잡고 나섰다. 이영진 제일엠앤에스 대표는 “과거엔 한 개의 설비 라인을 먼저 발주한 후 몇 개월 뒤 추가 발주가 이어졌는데 요즘은 한 번 발주할 때부터 3~5개씩 한꺼번에 들어온다”고 전했다.
SK온도 블루오벌SK를 통해 미국 테네시주에 43GWh 규모로, 현대차와의 JV를 통해 조지아주에 35GWh의 장비를 발주할 예정이다. 윤성에프앤씨, 피엔티, 하나기술, 톱텍, 엠플러스, 유일에너테크, 이노메트리, 우원기술 등이 협력 수혜 업체로 거론된다.배터리 3사가 추진 중인 공장은 대부분 2025년 전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장비사가 주문받아 제품을 제조·인도해 실적으로 잡히기까지 걸리는 리드타임은 통상 12개월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의 북미 지역 2025년 생산 규모만 428.5GWh에 달할 전망이다. GWh당 평균 설비투자(CAPEX) 규모는 1300억원이며, 전체 투자에서 설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0% 이상이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2025년 3사의 북미 지역 설비투자 규모는 55조7050억원가량이다. 국내 장비업계가 3사에 기대하는 북미 지역 수주 예상액만 22조원을 웃돈다.
한국 장비사가 선호되는 이유는 신속한 대응력을 갖춰서다. 배터리 생산은 전극 공정부터 활성화 공정까지 수십 개의 장비를 가동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장비에 문제가 생기면 수율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신속한 대응력이 가장 중요하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