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대결, 이글쇼…가을 '명품샷' 만끽한 구름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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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날씨에도 1000여명 몰려19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상인·한국경제TV 오픈 2023 1라운드가 열린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CC.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는 ‘장타 여왕’ 방신실(19)이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에 도전하는 이예원(20)과 함께 1번홀(파4) 티잉 구역에 들어서자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방신실이 드라이버를 들고 자세를 잡자 갤러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휴대폰을 들어 올렸다. 김규상 씨는 “찍을 생각이 없었는데 방 선수가 티샷을 준비하자 모두 휴대폰을 들어 올렸다”며 “나도 그랬다”고 말했다.
방신실 드라이버 들고 나오자
너도나도 스마트폰으로 찍어
박결·마다솜·이정민 등 이글
이날 레이크우드CC는 평일인데도 1000명 넘게 운집한 갤러리로 종일 시끌벅적했다. 응원하는 선수의 ‘굿 샷’에 함께 웃었고 ‘미스 샷’에 같이 울었다.21조에서 출발한 박결(27)은 1번홀(파4) 두 번째 샷을 홀컵 안에 넣어 이글을 적어냈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샷에 물이 오른 마다솜도 이글을 낚았다. 4번홀(파5) 99m 거리에서 친 세 번째 샷이 그대로 홀컵에 빨려 들어갔다. 무뚝뚝한 성격으로 알려진 그를 폴짝폴짝 뛰게 한 그림 같은 샷이었다. KLPGA투어 10승인 이정민(31)도 13번홀(파4)에서 샷이글을 기록했다. 상금랭킹 1위 이예원도 고감도 샷을 선보였다. 1번홀에선 손쉽게 버디를 기록했고, 5번홀에선 10m 넘는 롱퍼트를 성공시켰다.
이날 대회의 주인공은 멋진 샷을 쏟아낸 선수들만이 아니었다. 단풍으로 물든 아름다운 코스는 ‘주연급 조연’이었다. 서울 불광동에서 온 50대 이모씨는 “흐린 날씨와 붉은 단풍이 어울린다는 걸 오늘 처음 느꼈다”며 “선수들의 명품 샷에 밀리지 않는 볼거리였다”고 말했다.
주요 선수의 팬클럽 회원들은 이날도 빠지지 않고 출석했다. 박현경(23)이 15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컵에 넣자 그를 따라다니던 팬클럽 ‘큐티풀 현경’ 회원들도 자기 일처럼 환호성을 질렀다. 박지영(27)의 팬클럽은 방신실 이예원 등 다른 선수가 칠 때도 ‘쉿’이란 단어가 적힌 팻말을 들어 올리는 등 관람 매너의 정석을 보여줬다.이날 홀인원은 나오지 않았다. 이번 대회 파3홀에는 푸짐한 홀인원 상품이 마련돼 있다. 3번홀은 프레드릭 콘스탄트 명품시계, 6번홀은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12번홀은 M20헬스케어 기기, 16번홀은 BMW 5시리즈 세단이다.
양주=성상훈/김대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