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두 달 연속 기준금리 동결…통화완화 속도 조절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동결하면서 통화 완화 정책 속도 조절에 나섰다.
20일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연 3.4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5년 만기는 LPR도 연 4.20%로 이전 수준을 유지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8월 1년만기 LPR을 0.1%포인트 인하한 뒤 지난달부터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앞서 1년 만기 정책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동결하면서 기준금리 동결 방침을 시사했다. 통상 MLF 금리가 조정되면 LPR도 따라 움직인다.LPR은 18개 시중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출 금리 평균치로, 모든 금융회사가 대출에 참조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1년 만기 LPR은 신용·기업대출 등 일반 단기대출 상품의 금리에, 5년 만기 LPR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영향을 준다.

인민은행이 두 달 연속 금리를 동결한 것은 중국 경제가 느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통화 완화 정책 숨고르기에 돌입한 것이란 평가다. 지난 18일 발표된 3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9%를 기록하면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최근 인민은행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해왔다는 점도 이번 LPR 동결의 배경이다. 인민은행은 이달 들어서 7890억위안(약 146조원) 규모의 1년 만기 MLF 대출을 시행하는 등 시중에 돈을 풀어 왔다.

다만 비구이위안이 지난 18일까지 상환을 유예받았던 1540만달러의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는 등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은 중국 경제의 여전한 불안요소다. 헝다그룹도 이달말 홍콩 파산법원에서 청산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한 전문가는 “통화완화가 끝났다고 보긴 어렵다”며 “현재 중국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연내 한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